앨범리뷰)Lil tachi-Forever Young

앨범 리뷰

앨범리뷰)Lil tachi-Forever Young

 

Lil tachi(릴타치)의 지난 정규, ‘Boombap Mixtape’은 ‘트랩 특유의 날것의 매력을 잘 보여줬다’는 평을 얻었지만, 29곡이라는 방대한 구성 탓에 ‘정신없다’라는 평가를 동시에 받은 앨범이었다. 그에 반해, 첫 정규 이후 약 1년만에 내놓은 이번 ‘Forever Young’은 이전 작품과는 전혀 다른 인상을 심어주었다. 간결한 러닝타임과 더불어 유기성까지 갖춘 이번 앨범은, 이전보다 성숙해졌다는 인상까지도 심어줬다.

 

첫 트랙 ‘Forever 0’부터 굉장히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는데, 단어 하나하나를 강조하는 듯한 Unofficialboyy(언오피셜보이)의 훅과 더불어서 ‘슈비두비두밥’이라는 의성어와 함께 훅 들어오는 릴타치의 벌스, 그리고 상대적으로 낮은 톤의 Kid Milli(키드밀리)의 조화가 잘 어우러지는 트랙이었다.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릴타치의 벌스에서는 Red Velvet(레드벨벳), 키드밀리의 벌스에서는 2NE1(투애니원)이라는 아이돌 그룹을 언급하는 것도 나름의 통일성을 느끼게 하는 부분이었다. 통화 연결음이 들리며 곡이 끝나더니, 이어지는 ‘늘어나’에서는 부재중 알림이 들리며 시작한다. 이런 사소한 디테일에서도 흐름에 신경을 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직전 트랙에서도 ‘RIP boinata’라고 언급을 했지만, 이 트랙에서는 친구를 잃은 공허함이 더욱더 짙게 느껴지는 트랙이었다. 특히 ‘내 친구는 어디로 사라진 건데’, ‘TNC 아무나 하는게 아니지’라는 가사가 그의 아픔을 대변해주는 듯했다.

 

이어지는 ‘Lil CHANEL’, ‘All Black’, ‘말을 마’까지 전개는, ‘늘어나’의 마지막 가사였던 ‘fuck that 난 정해 이렇게 저렇게 전부 내 맘대로’라는 구절의 연장선처럼 느껴진다. 세 트랙 모두 릴타치의 벌스에 의류 브랜드 이름이 들어간다는 점이 굉장히 인상적인데, 사치스러운 모습을 표현하기 위한 장치가 아니었을까 싶다.

중반부에서 가장 인상적인 트랙은 ‘말을 마’ 였다. 비트에서부터 ‘GD&TOP’의 ‘뻑이가요’를 오마쥬했다는 인상이 강했는데, 특히 ‘Big Naughty(빅나티)’가 벌스에 직접적으로 언급하면서 쐐기를 박았다. 이전부터도 케이팝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언급했던 릴타치였기에, 이런 오마쥬가 더욱더 반갑게 느껴졌다. 진정 팬으로서 보내는 헌사 같은 느낌도 들고 말이다.

 

후반부 트랙은 이전의 릴타치와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펑키한 리듬으로의 전환이 인상적인데, ‘Back To The S\AG’은 이미 공개된 트랙이었기에, 그를 보조해주기 위해 ‘Walking (inst.)’를 인트로격으로 삽입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게 하였다. 특히, 본인과 같은 크루 ‘탈주닌자클랜’의 Tendo(텐도)와의 합을 보여준 ‘Back To The S\AG’은 올드 힙합 팬들에게도 굉장히 반가운 트랙이지 않을까 싶다. 단순한 2음절 라임의 전개 또한 예전의 향수를 자극하고, 뮤직비디오에서 보여준 올드스쿨 패션과 단체샷 또한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이러한 변화만으로는 부족했는지, 마지막 트랙 ‘Over (Outro)’는 하우스 풍의 음악을 선보인다. 장르적 변화를 꾀했다는 점에서는 높이 평가해야겠지만, 앞선 트랙들에서 ‘정신은 안 죽여’, ‘Overdose 하면 안돼’라고 말했던 것과 반대되는 마무리였다는 점에서는 다소 의아하게 다가온다. 어떠한 의도로 이렇게 마무리하였는지, 개인적으로는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다.

 

마무리는 다소 아쉬웠지만, 이전보다 다양한 시도 속에서 성숙해진 모습을 담아냈다는 점에서 굉장히 높이 평가하고픈 앨범이다. 이 앨범이 만들어지는 데에 보이나타의 죽음이 영향을 주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이고, 그로 인해 방황하지 않았다고 한다면 그것 또한 거짓말일 것이다. 이전 작에서 보여진 모습이 아직은 어린 릴타치의 모습이었다면, 이번 작에서 보인 모습은 상처를 극복하며 한 층 성장해나가는 젊은이의 모습을 보여줬다. 앨범의 타이틀처럼 영원히 젊을 수는 없겠지만, 상처를 딛고 남은 젊음을 조금 더 즐기며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https://youtu.be/2_08yaVks1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