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리뷰)Simon Dominic-Darkroom

앨범 리뷰

앨범리뷰)Simon Dominic-Darkroom

오랫동안 사람이 맞긴 한건가에 대한,심지어 생사여부에 대한 의구심이 들 정도의 그였다.

그마만큼 많은 이들이 기다리던 바로 그 앨범

그 오랜 목마름,기대를 충족시켜주기에 과연 충분했는가

 

1번 트랙 roommates only 

Dihcro라는 다소 생소한 비트메이커의 비트도 한 몫 했지만,이 곡은 그의 고뇌를 충분히 녹여냈다는 점에서 굉장히 좋은 스타트였다는 생각이 든다.

복면가왕에도 출연해 놀라움을 선사했던 그였던 만큼,싱잉랩 또한 굉장히 안정적이었다.

 

'A DARKROOM, this is my last resort

할 말이 늘 많았는데, 난 계속 잊어
그게 예술이든, 시덥잖은 개소리든
이제 내가 먼저 시간 낼 수 있어
어둡고 긴 터널 속에서 또 길을 헤매 
빛나는 뭔갈 기대한 것도 아닌데
거기에 갇혀있는 내내 
좋은 사람이 돼서 나온 것도 아닌데'

 

2번 트랙 06076

'여기 살던 전 주인은 내가 이사 오기 전에

이 집 살면서 빌딩을 두 개나 샀다던데
난 그 좋은 기운을 이어받기는커녕
악몽 속에 살아, 부동산 말 이제 안 믿을 거야'

뭔가 귀여운 투정같달까..오랜 팬들의 입장에선 굉장히 반겼을 표현

사실 굉장히 좋은 주제에 비해,곡의 후반으로 갈수록 다소 루즈해지는 감이 있다.

차마 터트리지 못한 아쉬운 트랙이랄까..

그 와중에 이전과의 스타일과 다른,변화를 시도했다는 점에서는 다소 희망적으로 볼 수 있겠다.

 

3번 트랙 winterlude ‘17 

굉장히 신선한 플로우였다.'그'만이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이지 않나...

우울함이 묻어나는 가사(물론 이건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이기도 하다만),재지한 비트,적절한 러닝타임...

굉장히 훌륭한 곡이지 않나 싶다.

 

4번 트랙 정진철

아마 이 앨범에서 현재까지 가장 핫한 트랙이지 않나 싶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주제인것도 맞지만,곡의 퀄리티가 워낙 뛰어나서 말이지...

'우리 집에 비해 삼촌 집은 오션뷰의 좋은 빌라

영화 한 편 보러 간 적 있었지 아마 인디아나 존스 1탄
돌싱이었던 그의 집엔, 떠난 숙모의 흔적이 여기저기에
그런 어지러운 상황에도, 우릴 데리고 하루 종일 여기저기에'

머릿속으로 딱 모습이 그려질 정도의 표현력. 그와중에 딱딱 맞아떨어지는 라임과 리듬감.

확실히 오랫동안 작품을 내놓지 않았어도,그는 부정할 수 없는 배태랑,장인이다.

 

5번 트랙 씻겨줘 

 

이 앨범 대부분을 Dihcro의 비트와 함께 했고,'주지마'등의 히트 트랙으로 먼저 기억되는 Gray의 비트였기에..처음에 크레딧만 보고 '결국 정기석이 안전한 비트위에 올라타서 대중적인 곡 하나 내겠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렇다.완벽하게 오산이었다.

앨범의 유기성을 전혀 흐리지도 않았고,오히려 깊은 무드감을 선사해준 Gray..역시 대단하다..

 

6번 트랙 데몰리션 맨 (Feat. 김종서)

듣는 내내 소름이 끼쳤다.

''언젠가 이 고통은 쓸만할 거야'라고 가살 적어놨지

암실에다 어두운 표정들만 골라서 현상하고 널어놨지
초점이 맞지 않는 그대로 나를 봐주면 내 마음은 더 편하지
어쨌든 흐리게 나온 모습도 나고, 많이 흔들린 것도 나지
난 나에 대한 불만 섞인 공기 중에 떠다녀
Inhale, exhale 단 한숨에 중력의 무게까지 퍼 담아
분명 잠에 들었는데도 나는 계속 깨있어
눈도 떴고, 아 일어났다고, 어디서 들리는 거야 대체 '이 게으른 새끼야, wake up'
차들이 쌩 달리는 도로에 몸을 던지고 싶었던 적 많아
말만 존나 자살, 자살 거리지만 나는 세상에서 제일 겁 많아
술도 말아주지 마, 감당 안 될 거야 나의 뒤치다꺼리
작년 이브 때 가라오케 룸 하나를 씹창낸 미친 연예인 새끼 다신 못 가 거긴'

 

그동안 그의 압박감을 여실없이 드러내보인 가사.뉴챔프의 앨범에서 느꼈던 솔직함과 비슷한 기분이었다.

사실 공황애 시달렸던 내 과거의 모습이 나도 모르게 오버랩 되어서 더 몰입했는지도 모르겠다만..

 

7번 트랙 귀가본능 (Feat. JINBO the superfreak)

진보 특유의 소울풀한 비트.(라고 적었었는데 진보 비트가 아니라네요;;)

 

앨범의 후반부에서 이렇게 빌드업 될 수 있는 트랙을 배치한 것은 굉장히 좋은 선택이었지만,사실 다소 튄다고 느껴지기도 했다.

앨범 전체의 주제와도 조금은 동떨어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

물론 이 다음 트랙과의 연결을 생각해보면,분명 필요한 트랙이긴 했다.

 

8번 트랙 얼라

'난 아무리 센 척해도 여자 눈에는 귀여운가 봄

또 밤새고 안 먹고 해서 망가진 영혼과 몸
이런 날 보면 생기는 고마운 보호본능
혼자는 잘 못 자 누가 토닥 해줘야만 코를 고는
내 a.k.a는 애기석, 쌈디 go child
더 이상 그만 그만 음악에 대한 고찰
여태껏 내가 원하는 대로 살아온 것 같지만

Nope. 내 삶이 내게 바라는 형태로 살아왔지 난'

개인적으로는 쌈디 하면 바로 떠올리던,쌈디에게 기대했던 재치있는 가사.물론 '돈은 거짓말 안해'같은 쌘거 기대한 사람이 힙플에서는 절대다수겠지만..

 

오랜 기다림에 비해 분명 실망한 사람도 있을태지만,적어도 나에게는 그렇지 않았다.

기대감을 충족해주기에 충분한 앨범이었고,더불어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 또한 하게끔 만들었다.

다양한 스타일의 시도,아직 죽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날카로운 가사와 플로우,신예 프로듀서를 발굴해내며 확실히 사람 보는 눈은 있구나라는걸 또 한번 상기시켜주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여기서 우리는 빈지노를 발굴해낸것이 쌈디라는거를 다시 한 번 떠올려야 한다.)

다소 아쉬운 트랙들도 분명 있었으나,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무드만큼은 계속 유지했다는 점에서 굉장히 높은 점수를 주고싶다.

그래서 개인적 평가는 5점 만점에 4.5점.

 

https://youtu.be/oVe2vnXlcq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