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리뷰)Unofficialboyy-이수린ackermann

앨범 리뷰

앨범리뷰)Unofficialboyy-이수린ackermann

작년 발매된 ‘Drugonline’을 기점으로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준 unofficialboyy, 4월에 발매한 2그물,,발사대기,포획을 통해 다시 한번 커리어 하이를 갱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후에도 D.O.G크루의 두 번째 단체 EP 등의 작업물을 발매했으며, 2집 발매 후 반년도 안 된 시점에 3이수린ackermann’을 내놓았다.

 

‘나 준비됐어라는 말과 함께 시작한 ‘intro’에 이어, ‘flow’에서는 삶 속에서 흘려보낸 것들을 이야기한다. 뒤이어지는 ‘rewind’에서는 그것들을 다시금 되돌아보는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나다시 날기 위해 착지해/무심코 고개를 들었는데 하늘은 새파랗게라는 구절을 통해서, 하늘 한 번 바라볼 여유조차 느끼지 못하는 삶 속에서 지난날을 되돌아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느끼게 해준다. ‘intro’에서 말한 준비는 새로운 도약을 위한 준비이며, 지금까지의 삶을 돌아보는 과정 또한 준비의 일부인 것이다.

ackermann’에서는 지금껏 배워온 것, 가르쳤던 것, 가르치며 배워나갈 것들을 되짚어본다. ‘이 모든 건 가난함이 가르쳐라는 깨달음은, 지난 트랙들 속 과정을 통해서 자신을 되돌아본 뒤 깨닫게 된 결과라 할 수 있다. 이어지는안녕은 새로운 시작에 대한 반가움의 인사임과 동시에, 그간 거쳐온 인연들에 대한 인사이기도 하다.

 

제목만 보면 흔한 스웩 벌스일 것 같은 ‘omega’에서는난 리더이고 보스라며 자신의 포부를 밝히고, ‘legacy’에서는너가 지운 역사 위 내 역사 역사하겠지라며, 한국힙합 씬에 역사를 남기고자 하는 야망을 드러낸다. ‘legacy’의 벌스가 더욱 와닿았던 이유는, 이전 작그물,,발사대기,포획누가왔게 JJK와 함께 했던 모습을 이미 봤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한국힙합 씬에 길거리 문화를 알린 장본인이자, 자신을 발굴해준 인물을 잊지 않았던 이전 작 속의 모습이 있었기에, 앞서 말한 문장이 더욱 설득력 있게 느껴진다.

 

타이틀곡내가할수있는건은 앨범의 서사에서도 가장 중요한데, 자신도 무모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도내가 할 수 있는건 그뿐이지 할 수 있는 놈이라 말한다. 얼핏 듣기에는 그뿐이라는 표현이 가볍게 들릴 수 있지만, 자신을 3인칭 화하여이렇게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자신뿐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자꾸 잊는 걸, 내가 할 수 있는걸이라는 말 또한 자신도 자신의 가능성을 종종 잊어먹는다는 의미도 되지만, 자신의 행보를 바라보는 타인들에게 말하는 것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이어지는 ‘d&a’는 자신의 크루 D.O.G, 그리고 새로이 시작하는 레이블 Ackermann의 단체 곡이다.

각각의 벌스에서낯선 놈이 와서 뺏어/계속해 외치지 D/We are not kids anymore/중요한 건 지금임을이라는 표현들이 눈에 띄었다. RANCHIA를 비롯한 D.O.G의 몇몇 래퍼들은 기존 힙합 팬들에게 낯설 수 있으며, gamma계속해 외치지 D’라 말한 것은 얼핏 보면 Dickids크루의 의지를 이어가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양홍원이 말했듯 그들은 더는 어린 소년들이 아니며, 마지막으로 Unofficialboyy가 말하듯중요한 건 지금이다. 앨범의 타이틀인내가할수있는건이 서사에서 중요한 이유는, 역사를 잊지 않을 것이며 자신 또한 역사가 되리라 다짐하는 ‘legacy’속의 모습, 그리고 더는 소년이 아닌 모습이 낯설 수는 있지만, D.O.G Ackermann으로 새로 시작하는 자신들의 지금이 가장 중요한 것임을 말하는 모습 사이에서무모할 수 있는 것임을 알면서도 움직이는 Unofficialboyy의 모습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쉼 없이 일하는 모습을 주말 없는 삶에 비유한 ‘Friday’, 이어지는 ‘weeknd’가 있기에 더욱 빛이 난다. 특히나 선 공개된 ‘weeknd’의 훅이 여성과의 주말을 원한다는 내용이기에, 본격적인 앨범 감상 이전에 트랙리스트만 봤을 때는 ‘Friday’는 돈에 관한 클리셰가 가득한 전형적인 파티 음악일 것이라는 예상을 하기가 쉬웠다. ‘weeknd’에서는그물,,발사대기,포획 반응 봤지/쇼미더머니 10 기회 맞지/그래 왔지 온 기회를 잡지라며 이전 작에 대한 반응을 자랑하는, 그리고 방송에 나가는 것을 자랑하는 모습 전후로 ‘Shawty wanna go on a weekend’라는 훅이 나온다. 그렇기에 앞선 벌스는 여자 앞에서 부리는 허세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앞선 트랙 ‘Friday’에서 주말 없는 삶을 드러낸 만큼, ‘weeknd’의 가사 전체가 진심이 아닌 허구의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어쩌면 당장에는 허구인 이야기지만, 곧 다가올 미래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번 앨범은 계속해서 영역을 확장 중인 D.O.G 크루의 리더로서, 그리고 레이블 Ackermann의 대표로서의 포부를 보여줌과 동시에, 이수린이라는 사람이 살아가며 느낀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그의 모습을 오랫동안 지켜본 팬들에게는 감동적으로 다가올 서사이며, 그를 고등래퍼 속 꼬맹이로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쇼미더머니 10에서 선보인쉬어의 벌스처럼언제 이리 컸어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앨범이다. 그리고, 청각적 재미가 중요해진 시대에 두 가지 모두를 챙기며 사소한 문장 하나하나까지 의미를 생각하게 만드는 작사 능력이 돋보였다. 앨범 발매를 거듭할수록 눈에 띄는 성장을 보여주는 그이기에, 다음 작품은 또 어떤 모습으로 나올지 기대해본다.

 

https://youtu.be/nq8ryYflG5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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