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리뷰)Coa White-MCIGN-283

앨범 리뷰

앨범리뷰)Coa White-MCIGN-283

 

 

코아 화이트(Coa White)라는 이름이 생소하더라도, 기리보이의 ‘vv2’나 키드밀리(Kid Milli) ‘Izakaya’라는 곡은 알고 있을 것이다. 혹은 그의 이름을 알고 있더라도, 독특한 시그니쳐 사운드를 가진 우주비행 크루 내의 비트메이커 정도로만 알고 있는 이들도 많으리라 생각된다.

 

알고 보면 한국 힙합씬에서코아 화이트만큼 독특한 커리어를 보유 중인 비트메이커가 없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보기 드문 캐릭터를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2018년부터 지금까지, 11장의 앨범을 발매하면서 보컬로이드라는 생소한(적어도 저의 기준에서는 생소했습니다.) 서브컬쳐와 힙합을 접목하는 시도를 보여왔다. 그동안의 앨범이 나름의 캐릭터를 구축해오는 과정 속에 있었다면, 이번 앨범은 그 실험의 결정체라 칭할 수 있겠다.

 

린린33(Rinrin33), 모냐모냐(monyamonya), 코사미(kosame)라는 가상의 캐릭터들의 목소리를 빌려서 한국 트랩씬을 비판하였다는 것이 이번 앨범의 주된 포인트다. 특히나 유시온(Yuzion)을 디스한 ‘22Ccha’에서는 트랩의 전형적인 클리셰를 보여주는 가사 뒤에 카티 우지 베껴’, ‘대충 보라색 뮤비 등의 가사를 삽입하였다. 유시온을 언급한 것은 코아 화이트가 비판하고자 하는 현 트랩씬의 중심에 있는 아티스트이기도 하고, 언급하는 문제점들을 가장 잘 대변해주는 인물이었기에 그렇지 않았을까 싶다. 특정 인물을 향한 디스가 없었어도 곡을 풀어내는 것에 문제는 없었겠지만, 현재 떠오르고 있는 인물을 언급 함으로서 작품의 관심도가 더욱 높아졌기에 나름 성공적인 전략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비판은 이어지는 트랙들에서도 계속되는데, 역시나 트랩의 클리셰를 외치면서도 우린 가상 월드라고 스스로 얘기하는 ‘F Popo’ 홍대에서 노는 새끼들아 나보다 못하면 가만있어라는 가사로 마무리 짓는 ‘Ichigo’는 굉장히 충격적이었다. 어차피 다들 거짓된 기믹안에 갇혀있다고 한다면, 실존하지도 않는 캐릭터를 통해서 비판을 일삼는 이 앨범 속 가사들이 오히려 진실된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까지도 들었다. 심지어 마지막 트랙인 ‘H siyo’에서는 이게 다 컨셉이라는 애새끼는 흥선대원군이라는 가사로 쐐기를 박아버린다.

 

코아 화이트 특유의 드럼 질감이 느껴지는 비트 속에, 보컬로이드 특유의 기계음이 선사하는 청각적 쾌감 또한 일품이며, 트랩씬을 비꼬는 가사들이 선사하는 카타르시스가 엄청난 앨범이었다. 보컬로이드라는 서브컬쳐에 대한 편견과 거부감을 잠시 내려놓는다면, 굉장히 즐겁게 들을 수 있는 앨범이다.

 

5점 만점에 3.5.

https://youtu.be/U3eWGE9P_V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