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리뷰)Deepflow-FOUNDER

앨범 리뷰

앨범리뷰)Deepflow-FOUNDER

 

 

Deepflow(딥플로우)는 이번 앨범,Founder(파운더)에 대해 인터뷰를 통해서 지극히 개인적인 앨범이었다는 발언을 하였다. 사실 지난 3집, ‘양화’도 딥플로우 개인의 서사를 담은 이야기이지만 누군가의 공감을 유도하는 장치들을 담았지만, 이번 앨범은 VMC 멤버들만 들으면 된다는 생각까지 가지고 있었다고 했다. 이렇듯, 개인의 서사를 녹여내는 것에 몰두한 앨범임에도 많은 리스너의 사랑을 받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첫 트랙, ‘Panorama’에서는 본인이 힙합에 빠져들게 되면서부터 ‘양화’에 이르기까지의 시간을 빠르게 훑고 지나간다. 그 과정에서 여러 이름과 여러 곡을 언급하였다. 특히나 조PD의 ‘Break Free’나 가리온의 ‘Underground’는 직접적인 언급이 아니었기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곡들이었다. 이러한 장치들은 비교적 최근에 힙합을 접한 이들에게는 한번 더 찾아보게 만드는 요소였을 것이고, 올드팬들에게는 추억을 자극하는 요소 중 하나였다.

 

이후의 트랙들 또한 시간의 흐름에 따른 딥플로우 개인의 서사를 그려낸다. Wutan(우탄)의 1집 ‘ZOORECA’, Don Mills(던밀스)의 싱글 ‘88’이 나온 2014년. 힙합 커뮤니티 내에서 좋은 반응을 얻기는 했지만, 대중적인 시선으로 봤을 때 그들은 아직 낮은 위치였다. 그 당시의 힘들었던 시절을 ‘500’, ‘Low Budget’, ‘품질보증’까지 연이어 녹여냈는데, 이 세 트랙만 떼어놓고 보더라도 단편영화 한 편을 보는 기분이 들 정도였다. 특히나 ‘품질보증’은 넉살의 1집 수록곡’ ‘악당출현’과 같은 인물들이 참여하였으며, 프리퀄 성격의 곡임을 확실히 인지시켜주었다.

 

3집 ‘양화’의 성공 이후, 크루에서 회사로 변화는 과정 속의 어려움을 담아낸 ‘대중문화예술기획업’이나 이제는 수익에 대한 고민을 담은 ‘Big Deal’, Harvest’, ‘BEP’. 이 세 트랙을 지나, QM(큐엠)과 함께한 ‘Dead Stock’은 또 달랐다. 2집, ‘HANNAH’는 힙합 커뮤니티 내에서 많은 호평을 받았지만, 정작 적자를 기록했던 큐엠, 그에게 조언하는 동시에 사장의 위치에서 수익을 생각할 수밖에 없는 딥플로우. 그사이의 괴리를 이야기하는 듯한 훅이 더해진 곡이 앨범의 분위기를 다시 한번 바꿔놓았다. 바로 직전 트랙인 ‘BEP’, 그리고 뒤이어지는 ‘VAT’ 사이에 이 트랙을 배치한 것이 더욱더 자연스러운 연결을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된다.

 

식구들을 챙겨야 하는 사장임과 동시에, 2003년부터 커리어를 시작한 30대 래퍼가 겪는 혼란을 노래한‘36Dangers’, 혼란스러움 속에서도 밝은 청사진을 기대하는 ‘Blueprint’. 특히나 ‘Blueprint’ 앞에 ‘Pretext Interlude’라는, 콘서트장에서 했던 멘트의 일부분을 삽입하였다. 밝은 청사진을 이야기할 수 있는 이유가 되어주는 것이 바로 팬들이 있기 때문이라는 암시처럼 느껴지기도 하였고, 이 앨범이 나오기 전에 했던 인터뷰였기에 앞선 트랙들을 다시 한 번 복기해보게 되기도 했다. 이 트랙의 재생 횟수가 적은 것을 보고, 앨범 단위로 듣는 사람이 많이 없구나 하고 아쉬워하는 모습을 인터뷰에서 내비치기도 했었는데, 그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트랙이기에 내비쳤던 아쉬움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총괄 프로듀서인 Van Ruther(반 루터)와 함께, 예전의 사운드를 복각하는 것에 초점을 둔 작품이다. 한국힙합의 팬으로서, 그리고 딥플로우와 VMC의 행보를 지켜봐 온 팬으로서 그의 서사를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었겠지만, 리얼 세션을 동원해가며 옛 것의 느낌을 담아내려고 했던 반 루터의 노력 덕분에 더욱 몰입도 높은 앨범이 탄생하지 않았나 싶다. 인터뷰에서는 랩을 끼얹는 순간 현대적인 것이 되어버리지 않았나 하는 고민을 얘기하기도 했지만, 그들의 시도의 성공 여부는 앨범의 감동을 해치지 않는 요소였음을 얘기하고 싶다.

 

5점 만점에 4.0.

https://youtu.be/gLgydHvpO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