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리뷰)BILL STAX-Detox

앨범 리뷰

앨범리뷰)BILL STAX-Detox

BILL STAX(빌스택스)의 음악은 저항적인 면모를 자주 보여왔다. 과거 Vasco(바스코)라는 이름을 쓰던 시절에 발매한 음악들에서도 그러했지만, 대마초 합법화를 주장하며 앨범의 주제마저도 대마초를 활용한 이번 앨범은 그의 음악 커리어에 있어서 가장 저항적인 앨범이 아닐까 싶다.

 

테이프 형식으로 발매하여 A면과 B면의 주제를 다르게 하였고, 각각 대마초의 두 품종인 Sativa(사티바) Indica(인디카)로 구분시켰다. 그뿐만 아니라 앨범의 포장도 비닐백 안에 함으로서, 마치 밀매한 마약을 연상케 하는 등,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을 쓰며 청자들에게 앨범의 주제를 각인시키고자 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나의 주제로 앨범을 이어가는 것은,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런 점에서 A면의 ‘WASABI’,  ‘허경영을 배치한 것은 굉장히 주요했다. 매운 연기를 와사비에 비유한다거나, 기분이 업된 상태를 공중부양, 하늘궁 등의 키워드를 활용해 허경영의 캐릭터에 빗대어 표현하는 것은 대마초를 직접 경험해보지 않았어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트랙들이지 않았나 싶다.

 

이 앨범에 또 다른 특징은, 대마초를 뜻하는 은어들이 많다는 것이다. 특히나 한국거가 아닌거에서는Mary Jane이라는 은어를 사용하며, Threesome이라는 자극적인 표현을 집어넣었다. 청자들의 궁금증을 유발하고, 한 번쯤 더 찾아보게 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나 추측이 된다.

 

B면은 인디카의 특성처럼, 다운된 기분을 표현하였다. 그렇기에 앞선 A면에 비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살 수 있었다 생각이 되는데, 앨범의 타이틀이기도 한 ‘Lonely Stoner’에서는 Rakon(라콘)과 염따의 피쳐링이 더해져 일상에 지친 이들의 공감을 끌어낼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많은 이들이 공감한 답답해가 이 앨범, 그리고 빌스택스의 사상 전체를 대변하는 곡이라 느껴졌다. 100점을 맞아오라는 아버지, 그래서 전부 외워버리는 화자. 개인의 이야기처럼 그려졌지만, 사회에 만연한 모습이다. 이러한 트랙을 배치한 것은, 스스로 생각하는 법을 잊은 탓에 법이나 관념들을 당연시하는 이들에 대해 답답함을 표현하고자 한 것이 아닐까 싶다.

 

앨범 전반에 대마초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담아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대마초 흡연자들의 모습을 담아낸 뮤직비디오와 국민 청원을 하는 등의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행태가 더해져 이 앨범은 단순한 앨범이 아닌 사회운동의 일환으로 느껴지기도 하였다. 여러 비유적 표현들이나 고잔 가요 오마쥬 등을 활용하면서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는 주제를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하였고, 퍼포먼스 적인 부분과 비트의 완성도도 전체적으로 훌륭하다고 할 수 있겠다.

 

5점 만점에 4.5.

https://youtu.be/k9aehAe56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