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리뷰)쎈톡, CodeName-멈춤

앨범 리뷰

앨범리뷰)쎈톡, CodeName-멈춤

 

쎈톡이라는 이름을 처음 접한 것은 개미친구의 배설이라는 앨범에서였고, ‘X까라해라는 곡에서 인상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줬던 인물로 기억하고 있었다. 이번에 쎈톡과 함께 작업한 Codename(코드네임)이라는 작곡가는 사운드클라우드를 통해서 활동을 하는 작곡가로, 이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지만 일렉기타 리프를 잘 활용하는 작곡가 정도로 설명을 하면 충분할 것 같다. 이전에 사운드클라우드를 통해서 이분의 작업물을 몇 곡 들어본 기억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귀에 익은 비트들이 이 앨범에도 몇 곡 쓰인 탓에 이 작곡가의 사운드클라우드를 다시 한번 찾아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멈춤이라는 단어의 의미는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재충전의 시간을 위해서 잠시 멈춰있다거나, 혹은 남들 눈에는 백수 한량처럼 비치며 스스로 주눅이 들어 있는 무명의 예술가들을 뜻할지도 모르겠다. 특히나 후자의 경우, 혹자들은 현실을 직시하라며 욕을 하기도 한다. 꿈을 좇아 사는 이들을 보며 철없다며, 아직 어린 것이라고 말하는 이들...

 

그런 말들에 상처를 받지 않고, 오히려 어른이 되는 것을 수염이 자라는 것에 비유한 수염이라는 트랙은 매우 적절한 주제 선정이었다. 이어지는 방백에서는 생각이 많아진 나머지 혼자 넋두리하는 시간이 많아짐을 표현한 뒤, ‘난 하고 싶어 생각 없는 산책이라는 가사를 내뱉는다. 그리고 다음 트랙인 그냥에서는 난 그냥 걸었어라는 가사로 시작을 하는데, 이렇게 가사 하나하나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서사는 결코 쉬운 것이 아니다. 그렇게 이 앨범은 20대 배고픈 예술가라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서사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런 주제의 가사와 앨범들은 이미 많이 나와 있고, 기타 리프로 이루어진 로파이 비트와 단조로운 랩이 만나서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을 앨범이다. 그렇게 흘러가는 앨범은 마지막 트랙 갈증에서 스킬풀한 랩을 비교적 덜 단조로운 랩으로 풀어갔다. 트랙의 제목처럼, 청자들의 관심을 향한 목마름을 표현하다가도 결국 마지막에는 자신의 조급함을 잠시 접어두고 멈춤을 택하는 마무리가 굉장히 인상적인 트랙이었다. 앨범 전체적인 서사를 마무리하는 이 트랙을 타이틀로 선정한 것은 굉장히 적절했다는 생각이 든다.

 

래퍼들이 많아진 요즘 시대에 성공하기란,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 같다. 누구처럼 특색 있는 캐릭터를 만들어내며 기믹으로 밀어붙이는 것이 아닌, 정석적인 스타일로 밀어붙이는 래퍼들에게는 성공이라는 장벽이 더욱 높게 느껴질 것이다. 성공에 대한 조급함을 풀어냄과 동시에, 잠시 멈춤을 택한 것이라며 자신을 위안하는 서사가 개인적으로는 남 얘기처럼 받아들여지지는 않았다. 분야가 조금 다른 것일 뿐 내가 느끼는 간절함과도 비슷하다고 느껴졌고, 가끔 나에게까지 피드백을 부탁하며 DM을 보내는 아마추어분들의 간절함과도 비슷하다고 느껴졌다.

 

물론 앞서 말했듯, 단조로운 랩이 다소 아쉽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렇기에 솔직히 말해서 완벽한 앨범은 아닐 수 있지만, 많은 위로가 되어주는 앨범이었다.

 

5점 만점에 3.0.

 

https://youtu.be/naKpK7rRuU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