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리뷰)일개미-동네한바퀴

앨범 리뷰

앨범리뷰)일개미-동네한바퀴

 

 일개미는 낙타(Naktageem)와 날개로 이루어진 듀오이다. Naktageem은 개미친구의 곡들에서 피쳐링으로 접해본 것이 다였고, 작년에 쓴 연말결산 글에 개미친구를 언급한 것이 계기가 되어서 DM을 몇 번 주고받았었다. 사실 이 리뷰를 쓰게 된 계기도 그러한데, 피드백을 받고 싶다며 발매도 전에 메일로 음원 파일을 보내왔다.

 

Naktageem 본인의 사운드 클라우드를 통해서 작업물도 꾸준히 올렸고, 일개미라는 이름으로 믹스테잎과 싱글을 발매하기도 하였지만 커뮤니티에 언급 한 번 되지 못했다. 그리고 솔직히 나도 직접 DM을 주시기 전에는 작업물의 존재 여부도 몰랐었고, 이 리뷰 또한 이들에 대한 정보가 별로 없는 상태에서 작성되었다.

 

발음에서는 본인들의 처음, 지금까지도 친구끼리 서로 함께하는 모습을 노래하지만, 이후의 트랙들에서는 자신감을 잃거나 혼란스러워하는 모습도 보인다. 특히나 과잉진압에서는 영감 올 때 작업을 한다면, 매일 해야 맞는 것이 아니냐 하기도 하고, ‘완벽을 위해에서는 가사는 쓰고 노는거냐는 가사도 나온다. 이러한 강박 때문인지, 이어지는 트랙들에서는 자신감을 잃은 모습이 나온다. 그렇지만 그들은 결국 친구들, 그리고 동네에서 위로와 영감을 받는다.

 

‘ALL NIGHT LONG’ 이후로 앨범의 분위기가 바뀌는데, 그 이전 두 트랙과 달리 대문자로 표기한 것은 분위기의 변화, 그리고 자존감의 변화를 암시하는 듯 느껴졌다. ‘동네한바퀴’, ‘공터에서는 과거를 회상하며 동네를 둘러보다가 기아옷수선에서는 아직도 동네에서 수선집을 운영하는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고 있다. 과거에서 현재로 시점을 자연스럽게 전환했다는 점에서도 굉장히 칭찬해주고 싶다. 그리고 얘기를 해줄게라는 곡이 어떤 사연이 있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앨범에서 중요한 트랙이라고 전해 들었다. 아마 앨범 전체에서 그려내는 이야기를 듣고 공감할 수 있는 누군가를 위해서 쓴 일종의 편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글을 마무리하기 전에 칭찬 하나만 하자면, 이들이 본인들의 감정 표현을 정말로 잘한다는 것이다. 일전에 개미친구의 배설이라는 앨범을 들었을 때도 느꼈는데, 역시 친구들끼리 닮는 것인지.. 특히나 감정의 변화를 대문자와 소문자로 표현하는 방법은, 가사나 비트로 표현하는 것을 넘어서 시각적으로도 드러나는 방법이지 않은가.

 

전체적으로 자전적인 이야기를 그려내면서도, 기승전결이 너무나도 명확한 앨범이다. 그렇기에 이들의 이야기를 전혀 모르는 상태라고 할지라도, 마치 소설책을 읽듯이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를 미니멀한 비트들 위에 풀어냈다는 것도 굉장히 현명했다고 본다. 과거, 초심. 이런 주제를 트랩이나 이모 랩으로 표현했다면, 오히려 어색하게 느껴졌을지도 모를 일이니 말이다.

 

5점 만점에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