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리뷰)스윙스-Upgrade Ⅳ

앨범 리뷰

앨범리뷰)스윙스-Upgrade Ⅳ

 

스윙스(Swings)는 얼마 전,자신이 이끌어오던 소속사들의 사장직을 사퇴하며 음악으로부터 너무 멀어지는 것 같았다라는 말을 했다. 사퇴에는 여러 이유들이 작용했겠지만, 이제는 스윙스를 대표하는 하나의 브랜드로 작용해버린 업그레이드(Upgrade) 시리즈의 다섯 번째 작품, 업그레이드4(Upgrade4)에 더욱 집중하기 위함도 어느 정도는 있었을 것이다. 스윙스의 새로운 정규 앨범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고, 더군다나 전곡을 스스로 프로듀싱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팬들의 관심은 더욱 높아져 가던 상황이었다. 거기에 사장직 사퇴라는 초 강수까지 띄운 상황. 그만큼 본인의 커리어에서 중요한 앨범이었다는 것이다.

 

이 앨범에서 스윙스의 랩핑은 마치 과거로 회귀한 듯 했다. 두 글자, 세 글자로 맞춘 간단한 라임 배치를 거의 모든 트랙에 거쳐서 보여줬고, 심지어 카메라 프리스타일 에서는 아예 한 술 더 떠 니네들 내 옛날 shit 그리워한다며 라는 나레이션을 시작으로, 과거의 그를 대표하는 스타일을 그대로 따라갔다. 레이백을 적절하게 활용하며 그루브를 만드는 방식이며, ‘중처럼 숙이지 절로 같은 펀치라인까지. 07년도, 그의 첫 믹스테잎이 생각나는 트랙이었다. 최근의 스윙스의 랩들, 특히 지난 컴필레이션 앨범에서 보여준 모습에 아쉽다는 반응들이 여러 커뮤니티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었고, 과거의 스윙스가 그립다는 평들이 굉장히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스스로도 그러한 반응들을 잘 알고 있었기에 나올 수 있었던 트랙이고, 앨범이지 않았나 싶다.

 

그렇다고 해서 트렌드에 뒤쳐지는 앨범이었는가 하고 묻는다면, 전혀 뒤쳐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최근 힙합씬에서 스킬적으로 가장 정점에 올라있는 인물 중 하나인 저스디스(Justhis)와 함께 한 몰라?’, 최근 본인의 정규 앨범에서 날 것 그대로의 매력을 갖춘 랩핑으로 호평을 받으며, 국내 트랩 팬들의 기대주로 주목 받고 있는 릴타치(Lil Tachi)와 함께 한 승자의 정신’. 이 두 트랙이 그가 트렌드에도 잘 묻어나고 있음을 가장 잘 보여주는 예시가 아니었나 싶다.

 

14년차, 이젠 중견을 넘어 원로라고 불릴 수도 있을 위치이다. 그렇지만 그는 멈춰있기보다는, 도전을 택했다. 비트 메이킹을 배워가며, 처음으로 전곡을 셀프 프로듀싱을 한 것도 크나큰 도전이었다. 그런 자신의 모습을 복서에 비유한 라익 어 복서’. 이 곡도 이 앨범에서 굉장히 중요한 트랙이다.

 

스윙스는 이 앨범에서 그저 자기 자신을 그대로 보여주고자 하였다. 이러한 사실은 앨범 소개에서도 언급 되어있다. 올드하게 들릴지도 모르는 그의 랩핑. 그것이 가장 스윙스 스러운 방식이었고, ‘너띵 이즈 임파서블 에서 언급한 정신병자의 모습, 가볍게 던진 스킷처럼 들리지만 나는 (사회생활이 가능한) 알콜 중독자다 에서 들려주는 모습 또한 본인의 모습임을 부정하지 않았다. 자신의 치부를 꺼내 보이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모습이,오히려 이 앨범을 듣는 청자들에게 용기를 주는 메시지가 아닌가 싶었다. 자신의 이야기를 온전히 담아낸 정규 앨범. 힙합 앨범이라면 이런 형태가 당연한 것이던 시절도 있었는데 하는 꼰대 같은 생각을 잠시 해본다.

 

5점 만점에 4.0. 

 

https://youtu.be/T43dwBNiY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