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리뷰)UNEDUCATED KID-선택받은 소년 : The Chosen One

앨범 리뷰

앨범리뷰)UNEDUCATED KID-선택받은 소년 : The Chosen One

정말 누가 들어도 뻔뻔해 보이는 캐릭터를 구축시키며,단숨에 국힙 씬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킨 언에듀케이티드키드.

비록 올티와의 비프 전후로 다소 흔들리는 듯 했으나,어찌 되었건 그가 일으킨 흐름 자체를 부정할 수 있는 이는 없으리라고 본다.

그의 정규 발매 소식이 들리고,트랙 리스트가 공개 되었을 시기와 발매 된지 며칠 안 지난 지금 시점에서의 여론은 극명하게 갈린 듯이 보인다.

하지만 그런 것들에 최대한 휘둘리지 않고자,이 앨범을 내가 직접 돌려보기 전까지 다른 이들의 게시글들은 읽지 않았다.

나도 사람인지라 부정적인 여론들을 보며 흔들리기는 하지만,그래도 나름대로 최대한 평정심을 유지하며 리뷰를 써보겠다.

 

첫 번째 트랙 Rockstar!.

첫 트랙의 도입부에서부터,이 앨범의 주제가 드러나는 듯 했다.

누가 봐도 거짓임을 알 수 있었던 가사로 점철된 첫 앨범,Uneducated World.

기존의 기믹을 이어가면서,자신의 출신을 거론하며 돈에 집착하는 모습까지 보여줬던 Hoodstar.

그리고 마침내,꿈에 그리던 인생을 살게 된 지금.

 

만약 내가 랩을 안 했다면
길거리서 약 팔고 있어 이건 너무 당연

 

그가 처음 등장했을 시기에,약과 여자에 대하여 뻔뻔하게 뱉는 모습은 그저 유쾌하게만 비춰졌다.

하지만 재개발구역 출신임을 언급한 Hoodstar 앨범 이후로 생각해 봤을 때,위 구절은 이라는 단어 대신에 다른 무언가를 대입해 볼 수 있음직한 가사라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기믹은 그대로 유지하려 노력하되,최대한 진실된 가사를 쓰는 것이다.

 

난 게임을 싹 바꿀 생각이야
니네가 좋아하는 스타일 아니라면 미안
하지만 이 게임의 운명은 나의 손안에
내가 어떻게 하냐에 따라서 바뀔 것 같에

 

확실히 그가 지금껏 보여준 모습은 국힙씬 흐름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었고,조금씩 바꿔나가고자 하는 모습이 눈에 보이기는 했다.

호불호가 갈리는 본인의 스타일에 대해서 스스로도 자각하고 있으며,앞으로 더욱 노력하겠노라는 진지한 뜻을 내비친 이 가사.

사실 이 가사가 당위성이 더욱 생기려면,여기서 무언가 더 엄청난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이 된다.

밈 세대의 래퍼들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겠지만,새로운 무언가를 또 만들어내지 않는다면 너무 쉽게 잊혀지는 것이 이 바닥 논리다.

당장에 지금 시대만 따져볼 것이 아니라,유튜브를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올랐었지만 지금은 그저 웃음거리가 되어버린 솔자보이만 봐도 알 수 있지 않은가.

 

두 번째 트랙 Drop Top.

MIC SWG를 통해서 이 벌스가 공개되었을 때 까지만 해도,솔직히 퓨어 프리스타일이 아닐까 생각했다.

퓨어로 이 정도 멜로디 메이킹이면 진짜 말도 안 되는 것이지만,그런 생각으 들었던 이유는..

아무리 들어도,’ 2019 BMW Z4 계약 부분이 박자가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이건 엇박도 아니고,억지로 박자를 우겨넣은 듯 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이렇게 정식으로 발매를 한 것으로 보아,이러한 것 까지 계산된 움직임이었던 것 같은데..

 

언에듀에게 거부감을 느끼는 이들이 많을 수 밖에 없는 이유는,랩 메이킹에 있어서 스킬적인 부분이나 플로우가 너무 비슷하다는 이유도 분명히 작용한다.

그런걸 본인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이렇게까지 밀어붙이는 모습이 어떤 의미에서는 대단하다고 느껴진다.

 

세 번째 트랙 룰루랄라(Lululala).

기존의 언에듀가 보여주었던 방식이 아닌,다른 방식으로 재치가 돋보였던 트랙이다.

물론 여전히 돈에 대해 노래하며 뻔뻔하고 허황된 가사들도 많지만..

 

나보고 가짜 가사쓰지 말라 했던 놈들 도대체 어디 갔지?
어디서 감히 날 이기려 하니? 난 특별하지

이 벌스를 듣고 느껴지는 카타르시스는,다른 국힙 앨범에서 느껴보지 못 한 것이었다.

 

개인적으로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은,’신세계 백화점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만큼 두 단어 사이에서도 뭔가 연계된 워드플레이가 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부분이다.

신세계라는 표현 자체도 중의적으로 활용이 가능할 터인데..

 

네 번째 트랙 Past.

그가 이 앨범에서 풀어나가고자 했던,자수성가 스토리의 집대성.

첫 트랙에서 언급했던 당위성이 바로 직전 트랙에 언급했던 가사와 이 곡을 통해서 조금은 보여지는 듯 한데,거짓된 가사로 이루어낸 현재라는 것이 첫째이고,그럼에도 불구하고 1000억 벌기 전 까지 만족하지 않겠다는 다짐이 둘째이다.

한국 힙합씬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이들도 아직 이 정도의 재산을 가지지는 못 하였을 것이고,1000억이라는 수치가 언에듀 특유의 허황된 표현일지도 모르겠으나..

어찌되었건 자신은 현재에 만족하지 않으며,더 큰 변화를 불러일으키고자 하는 야망을 드러낸 표현이라고 본다.

 

물론 여전히 그를 부정하는 이들은,이렇게 똑 같은 스타일과 비슷한 플로우만을 밀어붙이면서 어떻게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냐고 얘기할 것이다.

사실 나 조차도 이 앨범을 듣고,le의 게시글들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조금 하기는 했다.

한 번이나 먹힌 것이지,앞으로도 계속 먹힐까 하는 고민.

첫 트랙에서 얘기했듯,그건 앞으로 언에듀가 어떻게 행동하는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이 앨범은 그저 전초전에 불과한,준비운동이기를 바란다.

 

다섯 번째 트랙 Only One.

똑 같은 플로우라는 지적을 매번 받을지언정,이 비트에 정말 잘 어울리는 래핑이라는 것은 부정 못 하겠다.

자신의 스타일을 배낄 수 있을지언정,누구도 자신처럼 될 수 없으리라는 노랫말.

사실 이게 맞는 것이,랩을 잘 하고 가사가 어떻고를 떠나서 그는 이미 자신만의 스타일로 하나의 자리를 선점해버린 것이기에 아무도 그처럼 될 수는 없는 것이다.

만약 누군가 언에듀에게 이거 누구나 다 할 수 있었던 거 아니냐 라는 비판을 한다면,그러면 당신들은 왜 안 했어 라는 대답을 하지 않았을까..

 

여섯 번째 트랙 Don’t Talk.

언에듀와 키스에이프.

두 사람의 이름만으로도 정말 많은 기대감을 불러일으킨 트랙이지만,개인적으로 결과물은 기대 이하였다.

혹자는 언에듀에게 키스에이프와 같은 하드웨어를 기대했을 것이고,개인적으로는 키스에이프가 언에듀처럼 재치 있는 라인들을 적어주기를 기대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동일한 이 곡에서 둘의 벌스가 동일한 주제가 맞는 것인지도 의심스럽다.

언에듀의 벌스는 난 너내와 달라.너희는 우리와 말 조차 섞기 싫어였고,

키스에이프의 가사는 난 아무도 안 믿어.이게 내 방식이야.너희가 나에게 다가온다면 난 그냥 너희를 죽여버릴거야 였다고 본다.

둘의 작사 스타일이 너무나도 다르기도 했고,키스에이프의 가사가 너무나도 폭력적인 전개였던 탓에 앞선 언에듀의 라인이 잊혀지는 듯 했다.

물론 비트 죽여주고 둘 다 랩 잘했고 키스에이프야 늘 찢어놓은 새끼라 이건 당연한거지 싶기도 한데....

 

일곱 번째 트랙 Reborn.

첫 번째 트랙에서 들려줬던 라인을 거의 동일하게 뱉은 점이 이 곡에서는 오히려 마이너스였다고 본다.

그의 머니스웩은 이미 너무나 많이 소비가 되어버렸고,이 앨범에서도 여러 번 비춰진다.

강조의 의미였겠지만,거의 동일한 라인을 뱉어버린다면 앞선 트랙에서 느낀 진정성을 본인 스스로 깨버리는 것이 아닌가 싶다.

 

여덟 번째 트랙 Winnin.

너무나도 정직한 발음으로 단순한 영어단어들을 나열하며 라임을 맞추는 것이 너무나도 강렬한 라인이었다.

다른 래퍼들이 이런 벌스를 썼다면 라임 구조가 단순하다며 까였을 법 하지만,오히려 이러한 뻔뻔함이 언에듀의 매력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으리라.

Winnin이라는 제목에 걸맞게,승패가 정해진 스포츠 경기들을 나열해나가는 모습도 단순하지만 재미있는 발상이었고 말이다.

개인적으로 이 곡은 깔게 없는 트랙이었다고 보는데,오히려 다른 이들이 이렇게 했으면 까였을 것이라 생각된다.

진짜 아이러니..

 

아홉 번째 트랙 Blood Dianonds.

수퍼비와 언에듀의 작사의 방식,그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 트랙이었다.

사실 언에듀가 여기서 다이아를 얻기 까지 힘들었던 과정을 열거하며 가사를 쓰거나,아니면 잠깐이라도 언급해 줬었더라면 조금 더 곡이 진정성이 있지 않았을까 싶었다.

그저 다이아 자체에 초점을 맞춘 듯 해서 너무나 아쉬웠다.

이 곡 제목이 Blood Diamonds이니만큼,왜 앞에 Blood라는 단어가 붙어야 했는지를 설명하려면 두 가지 방법 중 하나였어야 했다고 본다.

본인이 이것을 얻기까지의 힘들었던 노력을 얘기하거나,이 표현의 원래 뜻 그 자체를 얘기하거나.

그런 점에서 수퍼비의 작사법은 현명했다고 할 수 있다.

후자의 경우를 그대로 얘기한 모습이,지금껏 많은 돈을 벌면서도 끊임없이 기부를 행하는 그의 이미지 덕분인지 진정성이 흐려져 보이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열 번째 트랙 Finally Rich.

너무나도 소모적이 되어버린 그의 머니스웩.

현명하게 풀어나가려면 더욱 재치 있는 라인들을 만들어내는 것만이 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후반부로 갈수록,그리고 마지막에 와서는 점점 힘에 부치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싱글로만 떼어놓고 이 곡을 듣는다면,잘 만들어진 비트 위에 통통 튀는 싱잉랩이 매력적으로 느껴졌을 것이다.

곡의 완성도는 나쁘지 않으며,평타 이상은 한 트랙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이건 하나의 앨범인 것이고,유기성은 없더라도 듣는 이들을 배려하기 위한 강약조절은 필요한 것 아니냐라는 생각이 드는데..좀 아쉽달까?

 

앨범 전체적으로,아니 그냥 언에듀 캐릭터 자체가 호불호가 갈릴 수 밖에 없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후반부로 갈수록 아쉬웠다는 생각은 분명히 든다.

첫 트랙에서 밝힌 게임을 바꾸고자 하는 포부.그것을 마지막까지 이어가는 방법이 과연 무엇이었을까?

계속해서 뻔뻔하게 본인의 캐릭터를 밀고 나가는 것.물론 좋다.

하지만,작사의 방식에 있어서..조금 더 재치가 있을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못 배운 새끼라는 것이 애초에 본인의 이름이기도 하고,뻔뻔하게 멍청함을 유지하는 것이 오히려 더 그 다운 방식일지도 모른다.

하지만,게임을 바꾸고자 하는 포부를 가질 정도라면..조금 더 똑똑한 모습을 보일 필요성이 있다.

가사를 철학적으로 쓰라는 것이 아니라,라인들을 더욱 연구해서 청자들이 지루함을 느끼지 않게끔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이들이 이야기하는 플로우나 랩 스타일에 관한 부분이야,애초에 그것 자체가 기믹이기 때문에 나는 별로 언급하고 싶지는 않다.그리고 딱히 문제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물론 부정적인 평가만을 내리고 싶지는 않다.

자수성가 스토리를 그려나가는 방식에 있어서,분명히 몇몇 트랙이 좀 아쉬워서 그렇지 재치있는 표현들도 많이 있었다.

진정성이 느껴지면서 감동적인 부분들도 굉장히 많았고 말이다.

특히나 그가 게임을 바꿔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는 모습,그리고 일정부분 바꿔놓고 있는 모습은 아무도 부정할 수 없다.

그리고 다른 래퍼들이 지금 그를 따라 한다고 해서 절대로 그처럼 될 수 없다는 것을 언급하는 부분도,굉장히 타당성 있다고 느껴지고 말이다.

뻔뻔하게 밀고 나가는 그만의 기믹이 이제는 더 이상 기믹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스스로도 알고 있으며,그것을 청자들에게 어필하고자 노력한 흔적들이 굉장히 많이 보이는 모습이다.

그의 앨범들 중 가장 진실되었으며,그러면서도 기믹을 잃지 않으려는 모습 말이다.

 

그런 여러 가지를 종합해 봤을 때,5점 만점에 2.5.

딱 중간이다.

개인적으로 트랙 단위로는 즐겨 들을 것 같고 몇몇 트랙만 따지자면 4점 이상을 주고 싶지만서도,앨범으로써의 완성도 면에서는 아직 부족하다는 생각.

무엇보다 정규라는 타이틀 달고 낼 정도면..좀 더 분발했어야 하지 않나 하는 아쉬움은 좀 남는다.

약간의 씁쓸함,다음 작품에서 그가 본격적으로 바꿔나갈 것들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며 리뷰를 마치겠다.

https://youtu.be/mv98tVLSQ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