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리뷰)뱃사공-탕아

앨범 리뷰

앨범리뷰)뱃사공-탕아

 

 

리짓군즈의 뱃사공.뭐 말이 더 필요한가.

코믹한 이미지를 갖춘 힙플의 양아들.소맥의 아이콘. 하지만 그 모든 것을 떠나서 그도 엄연히 훌륭한 뮤지션이다.

 

1번 트랙 축하해

첫 시작부터 이전 작 출항사와 비슷한 바이브를 가지고 가면서도,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참여로 인해 이전보다 풍성해진 사운드를 보여준 트랙.

장르적으로 힙합이라고만은 단정지을 수 없는 이상한(절대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다.) 사운드.

 

2번 트랙 탕아

사실 최근 코쿤의 작품들 속에는 리짓군즈 다른 맴버들의 이름은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굉장히 그리운 조합 중 하나였다.

분명 그도 리짓군즈 소속인데..

존나 멋 존나 멋 그건 누구겠어 뱃 
마이크로폰 첵 원투 난 일차원으로 해 
계산 때려 너의 체질은 비서 
집에 가서 화장 씻어 요샌 인정하래 취존 
좆까 네가 진짜 싫어’

1차원적인 가사를 더욱 돋보이게 하기 위함인지 몰라도,비트도 굉장히 단순한 악기들로 구성된 듯 하다.

작년관 또 다르지 리짓군즈는 까불기만 하는 무리 아니지 
우린 술을 따르지만 계속 앨범 나르지
비급이라고 그건 우리가 본 다른이’

B급 정서를 유지하는 그들이라지만,B급으로만 치부할 수 없는 그들의 음악이다.

이렇게 완성도 높은 음악들을 선보이는데..

 

3번 트랙 콜백

힙합씬에 몸담고 있는 그지만,인디 음악에 대한 동경을 곳곳에서 엿볼 수 있다.

밴드 사운드를 선보이는 트랙들,마치 015B의 곡들과도 비슷한 감성의 싱잉.

일전에 힙플 라디오나 금요힙합 등에서 장기하의 음악을 추천할 때 알아봤어야 했다..

 

4번 트랙 부재중

트랙과 트랙간의 연결이 굉장히 유기적이다.

요 근래 좀 드물다 싶었던 제이호의 벌스를 들을 수 있던 것도 좋았고,둘이 주고받는 캐미가 너무 마음에 드는 트랙이었다.

폰에 꼬라박은 눈 우린 뭔지도 모르는걸 원해
마른표정으로 탭하는 엄지 필요해 좋아요 보다 좋은게 
가상보단 현실 액정밖에 번지
직접 보고 듣고 만지고 느껴 뭐가 뭔지 
땅에 묻히기 전에 전부 저질러야해 ‘

 

5번 트랙 뱃맨

본인 랩네임과 배트맨이라는 히어로물을 이용한..적절한 기믹.

개인적으로 이 기믹도 좀 더 밀고 가도 재밌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 트랙에서 1회성으로 끝나겠지만..)

내가 뱉는 대로 한국 양궁처럼

라임들은 적중 십중팔구
꽂힌 활들 하늘이 나를 발굴

신의 아들처럼 면제된 플로우
내 업적은 네 번의 출항들’

초창기 국내 힙합을 듣는듯한,지금은 범죄자로만 치부되는 정상수의 플로우를 듣는듯한 느낌..

이 부분에서 왠지 모를 카타르시스를 느낀 이는 나 뿐만이 아니었으리라..

 

6번 트랙 돈이 없어도

날 떠난 몇명의 여자들과 걔는 달라
내 지갑 속 말고 마음 속을 세는 사람 
어른을 공경하고 코시를 사랑해줄 사람 
나와 함께 걷는 길은 그녀에겐 외줄타기야
현실적인 질문에 난 코너로 몰려 
오늘은 너무 졸려 난 대충 말 돌려
사랑하며 살아가다 보면 잘 되겠지 
우리 둘이 사는 집에 넌 내팔을 베겠지
앞일은 몰라 일단은 흘러
꽉 끌어 안고 안 놓을테니 걱정말어 
더 근사한 노랠 만들어 줄게 다음에
후딱 전화 걸어 이 노래 끝나면 ‘

그의 진심이 너무나도 느껴지는 가사에,iDeal의 감각적인 작곡이 더해져서..

솔직히 들으면서 눈물 찔끔 흘린 트랙.

이 곡에서도 여전히 인디 사운드에 대한 그의 동경이 엿보이는 듯 하다..

나중에 밴드 앨범 하나 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7번 트랙 우리집

떠들석한 이 시장통을 지나서 
비린내 나는 생선가게를 지나서
이발소 옆 골목 모퉁이를 따라서
보여 우리집이 저 갈색 빌라야’

나는 사실,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는 듯한 이런 서사를 아주 좋아한다.

 

8번 트랙 그래그래

일단 내가 가장 애정하는 프로듀서 중 한명인,김박첼라의 참여만으로도 가장 눈에 들어왔던 트랙.

서른둘 마른 잔고 인정하자 아니꼬아도 
내려놔 뭐 괜찮아 야 깡은 좋아 간이 부어서 
뚜벅이 누구 안부럽지 할배 시티백이 아직 멀쩡 
네 멋에 혼자 취했다고 그래 그래 난 내가 많이 멋있어
그래그래 나는 존나 그래그래 좆됐다고 그래 근데 그건 그래
그래서 그게 어때 아직 입이 살았는데
뻑뻑 피네 고집 안가 부랴부랴
어릴때 부터 난 그랬어 내가 싫은건 절대로 싫었어
너네 말도 틀린단건 아냐 근데 말야 
나는 다른 나를 연기할 자신없어 ‘

차붐의 곡들이 오버랩 되는 가사였지만,그래도 이건 뱃사만의 감성이다.

비슷한 듯 다른 쌈마이 감성이랄까?

 

9번 트랙 로데오

이 비트가 시퀀싱일지 샘플링일지는 잘 모르겠지만,60~70년대의 컨트리 사운드를 정말 충실히 재연해냈다.

블랭타임의 비트는 아마 내 기억에는 처음 들어본거같은데..

이 정도였구나..’

난 안해 뻘짓 근데 덩치는 펌핑 
너네 인기는 뻥튀기 툭하면 뻥치는 대한민국 정치 
악취 나는 더러운건 치워 LEGIT와 뱃 우린 더 멀리
헐렁한 좀비 우린 원해 돈비 뭔지 아는 히피들은 손을 높이’

그동안 여기저기서 다소 무식한 이미지를 보여왔던 뱃사였지만,그래도 확실히 의식이 있는 래퍼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 가사.

 

10번 트랙 외롭지만 괜찮아

걷다 지쳐 쓰러질 때 쯤 내 또래 쯤 되는
애들을 만나 동료가 됐구 우리는 대충 
가는 방향이 같아 함께 갔네
괜찮네 그냥 뭐 함께 가니 
달이 밝다는 핑계로 막걸리를 부딪혀
물이 맑다는 이유로 초록병을 눕히고 
장작이 타는 소리에 우린 노래해
도시에 불이 전부 꺼져도 오예
외로움이 모여 만들어진 용기
우린 알아버렸지 어떤게 좋은지
다시 돌아가야할 띠꺼운 서울시
그래 요란 좀 떨게 마치 경운기
좁아진 길 위 길 위의 리짓
리짓의 기립 그렇게 늘 우리끼리
외롭지만 괜찮아 뭐든지 해냈잖아
다시금 무너 질때면 또 출항하는 배타자’

리짓을 가장 잘 표현한 가사가 아닐까..

그저 놀기 좋아하는 히피들로 보일지 모르겠으나,알고보면 속은 깊은 그들..

 

이 곡의 사운드는 흡사 전성기 시절 들국화의 곡을 듣는 기분이었다.

물론 그것과는 전혀 다른 공씨디의 보컬이었지만..

 

11번 트랙 진심

구성 단계에서 부터도,이 곡은 정말 작정하고 아웃트로로 만든 것 같다는 추측을 해본다.

이런 잔잔한 곡으로 앨범의 마무리를 지음으로서,더욱 깊은 여운을 선사했다.

 

이 앨범에 대한 최종적인 감상을 남기기 전,정말 뜬금 없는 얘기지만..

예전에 스윙스가 ‘블랙넛이 사랑받는 이유’ 에 대해 이런 얘기를 했다.

그의 가사는 요즘 젊은 이들을 대변한다’ 라고.

이번 뱃사공의 앨범이야말로,요즘 세대의 젊은이들을 대변하는 앨범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유의 찌질한 감성이라던가,시적인 표현들 없이 1차원적으로 풀어낸 감성이라던가..

콕 집어 표현하긴 어렵지만,한국의 젊은 남성들이라면 느껴왔을 그 무엇들을 가감없이 풀어냈다.

 

이 앨범의 장르를 힙합으로만 정의 내리기에는,다소 무리가 있다.

한국 모던 락 초기작들에서 느낀 감성을 이 앨범에서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고,컨트리 사운드도 곳곳에 배여있다.

이 앨범을 리뷰를 적기위해 들어본거까지 합하면 3번 이상은 돌려들은거 같지만,

솔직히 랩보다는 사운드에 집중하며 들어왔던거 같다.

그로 인해 나의 이런 리뷰가 어쩌면 성급할지도 모르겠다만..

사실 스킬적으로 특출난 부분도 없었고,가사도 단순했기에 랩 앨범으로는 5점 만점에 3점 정도일 수 있지만,전체적인 완성도를 봤을 때는 5점 만점에 4.5점 주고싶다.

 

 

https://www.youtube.com/watch?v=7UVxL0kT96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