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국힙 결산글 Part.2

앨범 리뷰

2019년 국힙 결산글 Part.2

글 곳곳에 올해라는 단어를 넣었는데,어느덧 해가 바뀌어버렸군요.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업로드가 생각보다 늦어져서 굉장히 죄송합니다.

31일까지는 끝마치려 했는데,여러 가지로 바빠서..

그리고 확정적인 것은 아니지만,힙플에는 이미 글을 적기도 했지만..

잘하면 저도 소속이라는게 생길 것 같습니다.

아직 확정은 아니기에 밝히긴 어렵지만 한 웹진에서 연락이 왔고,구체적인 미팅 일정을 조율중에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관심 덕분에 이뤄낼 수 있던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다들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 글도 재밌게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26.지구인-B Movie

 

 

 

생각보다 굉장히 묻힌 앨범인데,묻히기에는 아쉬운 퀄리티였다.

제목부터 대놓고 B급감성을 저격한 듯한 앨범이지만,생각보다 진지한 이야기들로 채워졌다.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보여주는 자전적인 앨범 속에서,그는 자신 특유의 캐릭터를 구축하고자 노력했다.

자신을 상징하는 특이한 추임새에 대해 염두한 듯한 쿠세라는 트랙도 굉장히 훌륭한 퍼포먼스였고,주성치에서는 자신을 주성치에 대입하면서 가장 지구인다운 랩핑을 보여줬다.특히나 세 번째 벌스에서 터지는 랩핑은 이 앨범에서 가장 압도적인 퍼포먼스.

훌륭한 하드웨어를 가지고 있음에도 스스로를 B급에 가두는 그의 모습은,오히려 겸손하게까지 느껴졌다.

그것을 정체성으로 가져가면서 자신만의 세계관을 구축한 듯한 이 앨범은,지구인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이해도를 높여주는 앨범이었다.

 

27.Kid milli-L I F E

 

 

 

쇼미더머니와 고등래퍼로 바쁜 나날을 보내면서도,언제 또 이런 앨범을 준비했을까 싶다.

좀 쉬엄쉬엄 해도 좋으련만..

이 앨범은 키드밀리가 예전에 보여줬던 바이브들과는 좀 다른,쇼미 이후의 키드밀리에 대해 담고있다.

성공한 뒤에 느끼는 허무함,그리고 돈과 인기에 대해 바라보는 달라진 시선들.

SEX MONEY POWER,힙합은 돈얘기말고 뭐있어 등의 트랙에서는 아예 제목부터 노골적이었다.

그렇게 변해가는 와중에서도 자신은 달라지지 않겠노라고 끊임없이 다짐하는 듯 했다.

특히나 HITS에서 들려준 벌스가 굉장히 인상적이었는데,자신을 연예인으로 바라보는 대중들에게 진절머리가 난 듯 했다.

그 이후에 국힙상담소 등에서도 ‘쇼미더머니 걔’로 기억되는 현실에 대해서 불편함을 토로할만큼,이 주제에 대해서 얼마나 그가 깊게 생각하고 고민하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

 

28.Ash Island-ASH

 

 

 

역대 고등래퍼 출신 중,고등래퍼 딱지를 가장 현명하게 벗어 던진 인물이 바로 애쉬아일랜드가 아닐까 싶다.

어쩌면 이모 랩 자체가 대중들에게 생소할 수도 있는데,대중들에게까지 각인되어버린 그의 이름값은 괜히 얻어진 것이 아니다.

어린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의 완성도를 가지고 있는 트랙들.

특히나 Paranoid는 굉장히 성숙했고,DEADSTAR에서 다루는 주제는 굉장한 무게감이 느껴졌다.

사실 그가 처음 엠비션에 영입되었을 때만해도 모두가 반신반의했었지만,결국 MC는 앨범으로 증명 받을 때 가장 멋있는 법.

지금은 그 누구도 엠비션의 윤진영,에쉬아일랜드에게 의문을 표하지 않게 되었다.

 

29.김효은-Untitled

 

 

 

스키니브라운과 보여준 이전의 합작앨범이 변해버린 그의 스타일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면,이 앨범은 그 스타일의 완성이라고 볼 수 있겠다.

그의 변화가 너무나도 갑작스럽기는 했지만,생각보다 성공적인 변신이었다.

성공을 넘어 하나의 밈이 되어버리기도 했으니,그 파급은 엄청났다.

특히 MONEY ROAD에서 들려준 샤우팅 넘치는 훅이 매우 인상적이었고,이제는 그런 샤우팅마져도 김효은하면 생각나는 상징적인 부분이 되어버렸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주제가 단순하고 일관적이었다는 점일 것이다.

너무나도 소모적이었던 앨범이었고,그것을 본인도 인지하고 있었기에 EP로 낸 것이 아닐까 싶다.

트랙에 따른 강약 조절,그리고 조금 더 다양한 주제 선정이 다음 앨범에서는 굉장히 중요할 것 같다.

 

30.Loopy&Nafla-Loofla

 

 

 

쇼미더머니에서 나란히 우승과 준우승을 거머쥔 그들의 합작은,많은 이들이 기대하는 작품임이 분명했다.

하지만,막상 뚜껑을 연 결과물은 다소 실망스러웠다.

몇몇 트랙은,과연 그들의 합이 필요할까 싶을 정도로 임펙트가 약했다.

그리고 분명 강렬한 래핑을 기대한 이들도 굉장히 많았을 것이고 말이다.

이 앨범의 바이브는,초기 루피가 들려줬던 (대략 ICE~QUESTIONS까지)차가운 바이브의 연속이라고 볼 수 있다.

그 때는 그런 바이브가,국힙씬에서 배척당하며 이방인으로 분류되는 위치였기에 더욱 진정성 있게 다가왔었다.

하지만 지금 그들의 위치는 정상에 가까운 위치이지 않은가.

물론 그렇다고 해서 마냥 비판만 쏟아내기에는 아까운 작품이다.

얼음왕에서 들려준 퍼포먼스는 굉장히 흥미로웠고,코쿤이라는 곡은 제목에서 불러일으키는 궁금증 만큼이나 신선한 트랙이었다.

앨범 전체적으로는 다소 아쉬울 수 있었어도,트랙 단위로 뜯어보면 생각보다 건질 것이 많았던 앨범.

아마도 쇼미 이후로 높아진 기대치가 어느 정도 부담으로 다가온 듯 하다.

 

31.Siggie Feb-031

 

 

 

시기펩이라는 래퍼에게는 개인적으로 거는 기대치가 크다.

그가 가지고 있는 캐릭터도 충분히 매력적이고,래핑도 굉장히 준수하기 때문이다.

이 앨범에서는 그 매력적인 캐릭터,그리고 그가 가진 래핑의 장점도 충분히 드러났다고 생각된다.

의정부라는 자신의 지역색을 나타내는 트랙들(031,U Town,BUCCI GANG)도 굉장히 특이했지만,이 앨범의 백미는 마지막 곡인 이외수 freestyle.

사클에 공개했을 때만 해도 그저 웃어넘기던 트랙인데,이 곡을 정식으로 발매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자동기술법에 가까운 작사 속에서,굉장히 화려한 랩핑과 중독성 강한 훅을 만들어냈다.

다소 난잡한 앨범 속에서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고자 했고,그 매력어필에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앨범.

묻혀서 아쉽다..

 

32.Yuzion-Youn Trapper

 

 

 

사운드클라우드와 유튜브를 통해 어느 정도 반향을 일으킨 뒤에 내민 앨범.

사실 그렇기에 조금 더 완성도를 갖춘 상태에서 나왔으면 어땠을까 하는,약간의 아쉬움은 있다.

수록곡들도 기존 사클 공개곡들의 재탕이었다는 아쉬움,그리고 앨범의 기승전결에 있어서 흐름이 아쉽기도 했다.

그렇지만,이 어린 트랩퍼가 가진 재능들을 어필하기엔 충분한 앨범이었다.

In my pocket등의 트랙에서 들려준 마약에 대한 비유들.마치 언에듀가 연상될 만큼 허언 가득한 스웩이었고,Look At ME!!나 Henzclub등의 곡에서는 어린 나이이기에 가능한 당돌함을 내비쳤다.

그리고 Still love에서 들려준 그의 음악성,18에서 들려준 내면의 아픔은 그녀가 얼마나 진지하게 이것에 임하는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

어린 나이만큼이나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이미 충분히 잘 하고 있고.

 

33.B-Free-Free from hell

 

 

 

팔로알토와의 틀어진 관계 속에서,이미 진실이 뭔지를 팔로알토가 밝혀버리지 않았는가.

그의 이미지는 앞으로 좋아질 일은 없을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음악성 하나만큼은 까일 구석이 1도 없다.

사실 당초의 예정은 Free’s Revenge라는 제목으로,팔로알토에 대한 복수를 암시하는 앨범이었다.

그렇지만 계획을 수정한 것이 이 앨범의 완성도를 더욱 높여준 것이 아닐까 싶다.

특정 대상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도 않았으며,수위도 굉장히 낮추며 분노를 삭히는 모습이 감상에 있어서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된 것 같다.

재치 있는 라인들 속에서도 날 것 느낌이 나는 랩핑이 굉장히 매력적인 앨범.

 

34.Simon dominic-화기엄금

 

 

 

일기석이라고 놀림 받던 시절에 비해서 굉장한 작업량.작업 방식이 예전 믹스테잎 시절로 돌아갔다는 언급을 이전에 냈던 Me no jaypark이라는 싱글에서 언급한 적이 있는데,이 앨범도 그런 방식으로 만들어졌으리라 추측된다.

아무튼 그런 영향이었는지,쌈디의 이번 앨범에서는 예전 쌈디의 향수를 느낄 수 있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인터뷰에서 보면,정작 본인은 그런 것들에 연연하지 않는 듯 하지만.)

DAx4,GOTT에서 들려준 화려한 랩핑,make her dance에서 보여준 섹시함을 넘어서 ya ain’t gang에서는 보스의 간지마저 느껴진다.(물론 보스 자리를 내려놓았지만.)

그리고 염따와 합작한 POSE!는 굉장히 인상적이었는데,딩고의 컨텐츠인 다모임에서도 알 수 있듯 예전부터 같이 해오던 음악적 동료이지 않은가.

그런 동료가 성공을 이룬 뒤에,동등한 위치에서 같이 펼치는 퍼포먼스는 어딘가 모르게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1MC 1PD의 구성 속에서,랩과 비트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수작.

올해의 앨범을 거론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35.O’Domar-밭

 

 

 

올해 나온 앨범 중,구성 면에서 가장 완벽한 앨범이지 않았나 싶다.

‘밭’이라는 이름 안에 명명된 것은 자신이 사는 사회,힙합씬,그리고 이걸 듣고있는 리스너들이 살아가는 사회 그 모든 것을 아우른다.

‘밭’을 바라보는 오도마의 관점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관찰하며 한 곡 한 곡 트랙을 넘기다보면,절망 속에서도 환상을 가지게 되는 아이러니에 대해서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멀리서 봤을 때는 장미밭처럼 보이던 그 길을 막상 걸어보니 가시밭이었고,결국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서로가 서로의 가시가 되어서 누군가를 찔러야만 하는 상황.

그 속에서도 결국은 자신이 원하는 장미밭을 일궈내고야 말겠다는 의지를 여전히 품고 있는듯한 결말.

기승전결이 너무나도 완벽하고,모든 곡의 마디마디가 철저하게 짜여진 장치였으며 그것들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있는 앨범이었다.

올해 나온 앨범 중 가장 과소평가 되었으며,올해의 앨범 후보에 올라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고 생각된다.

 

36.리듬파워-Project A

 

 

 

 

뭉치면 죽고,흩어지면 산다는 비아냥을 계속해서 들어오던 팀이다.

그 만큼 개개인의 매력이 출중하고,개개인의 작품에 대한 평가는 높은데,(라기보단 쇼미에서 보여준 모습과 보이비 앨범만 평가가 좋은 듯 하다만..)유독 단체 앨범에서는 이도 저도 아닌 아쉬운 모습을 보여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앨범은 정말로 작정을 하고 만든 느낌이 강했다.

첫 트랙 될놈될에서부터 정말 중독적인 훅을 들려주었고,예비군과 Project A에서 들려준 퍼포먼스는 역시 리듬파워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역시나 대중성을 띈 타이틀곡.과도한 래퍼런스 탓에 좀 뻔하게 다가오기도 했다.

대중성을 확보하고 대중과 타협을 본 그들의 행보이기에 이걸 아쉽다고 말하는 내 자신이 꼰대일지도 모르겠으나..

그래도 역대 리듬파워의 앨범들 중에서는 가장 본인들의 색을 잘 나타낸 앨범이었고,이번에는 뭔가 보여주겠다는 야망이 느껴지기도 했다.

 

37.Grack Thany-Grack Thany Presents WAFER

 

 

 

그 동안 크고 작은 움직임들을 계속해서 보여줘왔고,심지어 TFO와 MOLDY는 평단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도 하였다.

그렇지만 그들의 포지션은 여전히 언더그라운드였고,인지도 또한 여전히 마이너에 가까웠다.

하지만 이 앨범은,리스너들로 하여금 어느 정도 반향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작품이지 않았나 싶다.

랩에만 국한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인스트로 이루어진 트랙들도 있으며 굉장히 다양한 것들을 녹여내고자 노력한 이 앨범.

특히나 7번,12번에 배치된 문,래는 사실상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있지만 이렇게 따로 떨어뜨려놓는 특이한 구성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실험적’이라는 단어들로 대표되는 그들이었기에,이번에도 실험을 멈추지 않은 작품.

이 앨범도 올해 빠져서는 안 될 수작이었다.

 

38.Paloalto-Love,Money,Dream:The Album

 

 

 

싱글컷으로 공개 되어오다가 앨범으로 발매되기까지의 기간이 제법 걸렸다.

그만큼 감상에 있어서 조금 힘이 빠지지 않을까 싶었는데,이게 또 앨범으로 듣는 맛이 굉장히 강했다.

올해 은퇴를 결심하기도 했던 그였지만,여전히 그가 힙합씬에서 필요로하는 MC라는 것은 변함이 없다.

그만이 뱉을 수 있었던 메시지,그가 전하고자 하는 사랑.

아직까지 씬에서 팔로알토의 존재의 이유는 분명한 듯 했다.

 

39.Zico-THINKING Part.1

 

 

 

이후에 나온 Part.2는 초점을 타인에게 맞춘 듯 했지만,이 앨범은 지코 개인에게 초점을 맞춘 앨범이기에 개인적으로 더 다가오는 울림이 컸다.

아이돌로 시작한 커리어였지만 어느새 거물이 되어버린 그.그렇지만 여전히 크고 작은 논란을 만들어내는 사고뭉치.

천둥벌거숭이라는 타이틀은 그를 정말로 잘 표현하는 단어였고,본인을 둘러싼 억측과 루머를 타개하기에 극이라는 트랙은 굉장히 훌륭한 답안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트랙,One-man show에서 느껴지는 허탈한 감정까지.기승전결까지도 완벽했던 앨범.

왜 굳이 파트를 나눴어야만 했는지도 이해가 된다.

 

40.한국사람-환상

 

 

 

앨범을 발매하면 할수록 퀄리티가 점점 높아지는 반면,여전히 호불호가 갈리는 것이 그의 음악이다.

특히나 이 앨범은,구성 면에서 다소 난잡하게 느껴지기에 더욱 호불호가 갈리는 듯 하다.

알고 보면 이것은 다분히 의도적인,하나의 주제를 완성시키기 위한 장치이다.

꿈에 쫓고,꿈을 이루고,다시 꿈에 쫓기기를 반복하는 과정.

말 그대로 호접지몽.

그렇기에 이 앨범은 이루고 싶지만 닿을 수 없었던 환상임과 동시에,이룬 뒤에 허망함이 느껴지는 환상.그 자체이기도 했다.

지저분한,때로는 듣기 거북할 정도로 잡음 섞인 몇몇 트랙 때문에 이 앨범 자체에 거부감이 들 수도 있다.

그렇지만,그가 숨겨놓은 메시지를 파악할 수 있다면..이 앨범의 완성도가 굉장히 높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41.차붐-Sweet & Bitter

 

 

 

흔히 양아치라는 단어로 대표되는 그.그렇지만,쇼미더머니 이후로 어느 정도의 변화가 있는 듯 했다.

여전히 단맛도 어느 정도는 있지만,결국 씁쓸한 뒷맛이 남는 앨범이었다.

단지에서 들려준 성공했던 썰이나,1억원에서 들려준 돈에 대한 갈망이 굉장히 진정성 있게 다가왔으며,Aoi Sola에서 들려주는 중의적인 표현들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다채로운 비트,그리고 이전 작과는 다른 싱잉 랩.

어찌보면 난잡할 수도 있는 구성이었다.

하지만 스스로도,그리고 피쳐링진들도 굉장히 조율을 잘 해 주었다.

특히 두둠칫에서 얼돼와 함께 들려주는 퍼포먼스는 굉장히 인상적.

 

 

42. Owen-Smile

 

 

이름을 바꿔가며 발매를 했기에,기존의 것에서 벗어나는 무언가를 할거라는 기대감이 살짝 있었다.

앨범명이 Smile이기에 유머러스한 음악일거라는 추측도 약간은 했고.

그런 예상과는 달리,이 앨범은 오왼 커리어에서 가장 진솔한 앨범이라고 할 수 있겠다.

초반부 트랙들은 슬픈 분위기 속에서 내면의 아픔을 노래한 듯 하였고,그 중에서 특히나 questions와gimmick은 왜 그가 인스타그램에서 그렇게 활동할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조금은 이해가 가게끔 만들어줬다.

후반부 트랙들에서는 신앙심에 대한 고백이 매우 인상적이었는데,이게 전반부가 없이 후반부만 있었다면 굉장히 이질적으로 다가왔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체적으로 트랙 배치가 매우 훌륭했던 앨범.

 

43.$atsuki-x같은 내인생

 

 

스스로 자초한 면도 없지 않겠지만,그 동안 사츠키에 대한 여론은 부정적이었다.

쌘캐로 낙인 찍힌 이미지,이로한과의 비프 등.

그로 인해서 겪어오던 심적 고통들이 오히려 창작의 원동력이 된 듯 하다.

EP의 성격을 띄고 있지만 어찌됐든 사클에 공개된 이 앨범은,6트랙이라는 짧은 길이임에도 구성은 그리 훌륭하지 못 했다.

내면의 아픔을 그대로 표현한 듯한 첫 트랙 늑대에서는 그녀의 의외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지만,방탕한 삶과 거짓된 사랑을 노래하는 We have no time은 개인적으로 좀 뜬금없이 느껴졌다.

세 번째 트랙 멍청한 나의 하루는 딱 20살의 나이에 느낄 수 있는 부담감을 유머러스하게 그려내었기에 곡의 구성이 허술한 점이 오히려 셀링 포인트가 될 수 있던 곡.

그 이후 트랙들은 첫  트랙 늑대에서 느낀 바이브와 비슷하고,자살에 대해 진지하게 고찰하는 모습을 보며 걱정이 되기도 하였다.

부정적인 이미지 탓에 굉장히 저평가된 앨범이다.

제발 편견 없이 들어봤으면 좋겠다.

조만간 25곡 짜리 앨범이 나올 것임을 예고하였고,날짜는 1월 중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 앨범도 개인적으로는 기대가 크다.

 

44.개미친구-배설

 

 

 

인지도가 매우 바닥인 래퍼이기에 제대로 된 평가를 받아보지 못 했을 것인데,내 글이 제대로 된 건 아닐 수 있지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2~30대 청년의 암울한 모습을,거의 소묘처럼 하나하나 세세하게 그려낸 듯 한 작품이었다.

행복을 바라지만 행복하지 않고,먼지와도 같이 작은 존재이지만 항상 성공을 소망하는 모습.

타이틀곡인 Gutter에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하염없이,하릴없이 걷는 모습을 그려낸다.

이어지는 x까라해에서는 자기 자신마저 비관하는 모습을,돈을 주고 병을 사에서는 그 비관과 혐오마저 결국을 부끄러움이란 걸 깨닿는다.

그리고 꿈에 스윙스가 나왔나로 이어지는 전개가 이 앨범의 백미.

진짜 잠에서 깬 뒤 몽롱한 기분으로 적은 메모처럼 들리는 트랙인데,이 트랙이 왜 그렇게 슬프게 다가왔는지 모르겠다.

몇몇 곡은 포크의 성격도 띄고 있어서 약간 재달의 모습이 겹쳐보인다는 의견도 있었는데,개인적으로는 전혀 다른 바이브라고 생각이 된다.

철저하게 자신의 감정을 배설하는 듯 한 이 앨범은,앨범 제목과 커버까지 완벽하게 배설 그 자체였다.

올 해 들은 앨범 중 가장 과소평가된 앨범이 아닌가 싶다.

 

45.기리보이-치명적인 앨범 Ⅲ

 

 

 

 

가장 원초적인,본인의 시초적인 모습으로 돌아온 앨범.

정말로 그것을 의도에 두었는지,본인이 초기에 작곡해둔 곡들 중에서 재활용을 하는 것이 본래의 목적이었다고 했다.

그렇지만 결국에는 비트도 다 새로 찍었다고..

이별의 감성,그리고 찌질함.

초창기 기리보이 음악에서 느껴지던 그 감성을 고스란히 재연하는 것에 초점을 맞춤과 동시에,퀄리티는 한 층 높아졌다.

특히 제설이라는 곡은 본인 스스로도 본인 음악 중 가장 공을 들였다고 직접 언급할 정도.

그의 가사 센스는 이전에 다른 기리보이의 앨범들을 리뷰 할 때 수도 없이 언급했으니 다시 말해봐야 내 입만 아프겠지만..

앨범의 서사가 시간이 흘러가는 서사라고 생각이 든다.

대략 초반 두 트랙은 현재-3~10번까지는 과거에 대한 회상(집으로에서 여자가 바람 피는 모습을 알고 증오로 넘어가는 듯한 서사.)-11번 트랙 호랑이소굴에서 다시 현재로 돌아와,정신을 차리는 듯한 모습을 그리는 듯 했다.

트랙 하나하나를 배치함에 있어서도,진짜 세밀하게 연구한 듯 했다.

 

46.lil 9ap-lil 9ap

 

 

 

이름까지 바꿔가며,절치부심하고 낸 듯한 앨범.

이전 작부터 그는 프리스타일로 뱉으면서 수정해가며 앨범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한데,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성도 면에서 이전 작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났다.

몇몇 곡에서 느껴지는 언어유희가 돋보이는 작사,특히 poo poo라는 곡은 훅만 짧게 참여하였음에도 shit이라는 단어를 이중적으로 사용한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때로는 변칙적이었고,때로는 정석적인 그의 랩핑.

이 앨범을 감상함에 있어서 지루함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

 

47.San E-Ballad rap song

 

 

 

수 많은 논란을 겪은 뒤에,가장 자신다운 음악이 뭘까 하는 고민을 한 듯 했다.

그냥 아무렇게나 들고 와서는,자신의 컴백을 반겨줄 이들이 없을 듯이라고 생각한 것이 아니었을까?

자신감을 잃어버리고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과거를 녹여낸 초반부 두 트랙,사랑 노래의 성격을 지니고 있는 듯 하지만 사실은 자기 자신과 이 앨범을 들어주는 리스너에게 메시지를 던지는 듯 한 중반부 두 트랙,운동에 비유하지만 결국 자기 스스로 뭔가 해야 하기에 움직여야 한다는 메시지를 숨긴 듯 한 마지막 트랙까지.

짧은 앨범이지만,매우 알찬 구성이었다.

폼은 일시적이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말이 있듯이,그는 여전히 랩 지니어스 다웠다.

이 정도면 굉장히 성공적인 복귀가 아닐까 싶다.

 

48.Leellamarz-Marz 2 Ambition

 

 

 

그 동안 말 그대로 허슬의 정석을 보여주며,끊임없이 작업물을 내오던 그였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의 첫 번째 앨범이었던 Y만큼 만족스럽게 들었던 작품이 없었는데,이 앨범은 그래도 그에 준하는 만족감을 나에게 심어주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것이지만..

전체적으로 호화스러운 피쳐링진이 포진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역할을 잘 지켜내었다.

과거에서 현재,때로는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까지..

본인만의 서사로 다양한 이야기를 제법 훌륭하게 늘어놓은 앨범.

특히나 이 앨범에서 가장 감동 포인트는 앰비션의 단체곡,야망에서 도끼가 피쳐링한 1으로 넘어가는 모습이 아니었나 싶다.

야망에서 들려준 엠비션 개개인의 야망들은,알고 보면 단순한 것이고 알고 보면 굉장히 순수한 것이었다.

어찌되었던 야망을 이뤄낸 릴러말즈 본인과,먼저 야망을 이뤄내고 이젠 후배들을 이끌어가는 위치인 도끼가 함께 들려주는 호흡이 굉장히 감동적이었다.

 

49.Dynamic duo-Off duty

 

 

 

언제나 최고일 것만 같던 그들이,지난 8집을 기점으로 많이 흔들렸다고 생각이 된다.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이전,이센스와의 마찰과 디스에서부터 그랬을지도 모른다.

퇴물이라는 단어 하나로 정의 내려지기에는,최자 본인에게나 그에게 기대를 거는 팬들에게나 너무 아쉬운 듯 했다.

그리고 이 앨범은,여러 변화를 겪은 후 자신감을 되찾은 최자의 폼이 살아났다는 점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20년의 경력,그리고 40이 되어버린 본인들을 나타내는 첫 트랙 2040부터,마지막 트랙인 그걸로 됐어까지.

유병재가 참여한 살육의 잔치가 다소 뜬금없다는 지적도 있지만,오히려 이런 스킷이 앨범으로써의 재미 요소를 더욱 증폭시켜준 듯 해서 개인적으로는 재미있었다.

그리고 다음 트랙인 livin’ the life에서 90년대에게 찬사를 보내는 그들의 모습에서,그들의 시작점을 잊지 않으려는 모습이 느껴졌다.

그리고 이 앨범에서 가장 흥미로운 점은,신구와의 조화를 일궈냈다는 점이다.

면도,나플라,따마,페노메코 등등..곡에서 자신들의 역할을 지켜내면서도 후배들에게 한 자리 슬쩍 내어주는 모습이 세대의 변화를 암시하는 듯 했고,그 속에서도 다듀는 여전히 다듀임을 은연중에 드러내는 듯 했다.

개인적으로 올해의 앨범도 노려볼만한 작품이 아닐까 싶었다.

 

50.하회와 모아이-$illy

 

 

 

트랜디한 트랩 비트,랩인지 트로트인지 구분이 안 될 랩핑.

심지어 가사는 굉장히 한국적이다.

안동에서라는 싱글을 통해서 캐릭터를 확실히 각인시키더니,앨범에서의 가사는 더욱 뻔뻔해졌다.

갑자기 등장한 신인 뮤지션으로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사실 생각보다 연차가 있는 뮤지션들이다.

하회는 과거 래피딜이라는 이름으로,모아이는 로우키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해왔었다고.

랩스타일 뿐 아니라 이름까지 바꿔가며,절치부심하고 낸 앨범이 바로 이것.

앨범 이름처럼 멍청한 음악을 내서 재미를 추구하고자,믹스테입으로 시작한 프로젝트였다고 인터뷰에서 언급한 적 있다.

그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만들었으나,이런 독창적인 앨범이 나오다니..

위대한 예술과 훌륭한 발명은 결국 우연에서 기인하는 것인가.

흔한 머니스웩을 따라가는 듯한 가사이지만,마지막에는 죄다 비틀어버린다는 것이 이들 가사의 큰 특징.

뻔한 듯 하지만 전혀 뻔하지 않은 가사,그 위에 트로트가 연상되는 독특한 플로우를 끼얹어 전혀 상상도 못할 괴작(나쁜 뜻으로 말하려는 것은 아니고,이 이상의 표현이 생각이 안 난다.)이 탄생했다.

 

51.Sokodomo-WWW Ⅲ

 

 

 

고등래퍼 때 부터도 느껴오던 거지만,일찍이 자신의 포지션이 무엇인지를 알고 선점한 느낌이었다.

앨범 제목부터도 3차 대전을 뜻하는 듯한 이 앨범은,굉장히 전투적인 스텐스로 자신의 포부를 드러내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본인은 인터넷 전쟁이라는 의미에서 썼다는 인터뷰를 하기도 했지만..)

확실히 그만이 할 수 있는 음악이었고,어리기에 들려줄 수 있는 당돌함이 아니었나 싶다.

모든 곡들이 굉장히 날이 서있었지만,두 번째 트랙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선 공개 트랙이기도 했던 Go Home은,다른 자아까지 만들어가면서 들려주어야만 했던 그의 당찬 포부와 메시지가 돋보이는 트랙이다.

다른 이들이 이해하지 못 할지라도 자신의 것을 끝까지 밀고 나가려는 소신이 돋보였다.

 

52.GEMma-Dodo Funk!

 

 

 

어린 플레이어의 등장이 언제나 환영 받는 것은 아니지만,확실히 잘 하는데 어리기까지 한다면 그것은 엄청난 무기일 것이다.

여성래퍼도 이제는 많아져서 포화상태라고 봐도 무방하고,어린 래퍼들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에서 이 어린 여성래퍼가 선택한 파해법은 너무나도 충격적이었다.

힙합이 재창조를 통해 생겨난 음악이고,끊임없이 타 장르와 결합을 해오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 앨범은 락에 가까운 음반이다.

첫 트랙 디스토피아에서부터 굉장한 충격을 주더니,다섯째 트랙 Seize the day에서는 마찬가지로 랩과 락의 결합을 추구하는 Dikkboy와 함께 미친 듯이 날뛰는 모습을 보여준다.

사실 가사적인 부분은 개인적으로 좀 아쉽게 다가왔다.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들이 너무 많았던 나머지,너무 중구난방으로 이것 저것 뱉은 것이 아니었나 하는 아쉬움.

그렇지만 아직 어리다는 점,가지고 있는 음악성이 뛰어나다는 점에서 굉장히 높게 쳐주고 싶다.

이 앨범에 대한 다른 리스너들,그리고 평단에서 어떻게 평가를 받던 간에,어떤 의미에서건 한 번쯤 거론되어야 할 음반이라 생각한다.

 

53.IMJMWDP-Cumpilation

 

 

 

희대의 역작이라고 평가 받는 파급효과,뭔가 보여주고자 하는 야망이 넘쳐 흘렀던 IM.

이 둘은 이들이 뛰어넘어야 할 산으로 평가되곤 한다.

그건 이 앨범이 나온 지금도 마찬가지다.

하지만,이들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이 앨범에서 가사의 의미가 어떤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음악을 만드는 즐거움 그 자체,그 속에서 나오는 가장 원초적인 가사들.

그들은 음악 안에서 정말로 즐기고 있었고,그 즐거움을 리스너들도 느끼길 바라는 듯 했다.

어쩌면 com이 아닌 cum이라고 표기한 이유도,그런 원초적인 즐거움을 추구했음을 나타내는 메타포가 아니었을까.

그렇다고 마냥 단순하기만 한 앨범은 결코 아니었다.

짧은 기간 안에 만들어진 이 앨범에서 완성도를 논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 생각되었지만,sAewoo의 영혼을 갈아 넣은듯한 프로듀싱 덕에 굉장히 잘 조율된 앨범이 나왔다.

이 앨범의 색체는 그간 이들이 보여줬던 컴필과는 전혀 달랐고,다른 의미에서 야망이 넘쳐 흐른 듯 했다.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재밌게 들은 앨범.

 

54.창모-Boyhood

 

 

 

동화 같은 이야기로 자신의 과거를 풀어내지만,결국 그 이야기의 끝은 신화가 되어버린 듯 하다.

회상과 현재를 오가며 결국 그가 들려주고자 하는 이야기는,일리네어와 엠비션의 음악들이 그렇듯 희망적인 메시지이다.

단순한 스웩이 아니라,나도 했으니 너희도 할 수 있어 식의 스토리라는 얘기다.

이 앨범의 모든 주제는 사실 첫 트랙 빌었어에 함축되어있다고 생각이 되는데,눈물 흘리던 과거와 하늘에 빌 정도의 간절함은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지 않은가.

간절히 원하고,끊임없이 행동하다 보면 결국 어딘가에 닿게 된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창모 본인의 성공담과 함께 리스너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위업에서 언에듀의 입을 통해 들려주는,그리고 2 minutes of hell에서 들려주는 탐욕의 모습에서 때로는 지금의 삶이 저주처럼 느껴지는 듯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위로 올라가겠다는 야망을 다음 트랙에서 그대로 들려주기도 했고..

이후 트랙에서는 과거 회상,그리고 hotel walker heal을 기점으로 다시 현재로 돌아오는 듯 하다.

앨범이 전체적으로 두서가 없는 듯 느껴지기도 하지만,초반부부터 자신의 출신과 지금 현재의 성공에 대한 밑밥을 잘 깔아둔 덕에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희망과 비관을 오가는 이 앨범의 서사가 아주 타당성 없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55.오르내림-Cyber lover

 

 

 

개인적으로 사랑 얘기뿐인 앨범에 크게 공감을 하지 못 하기도 하고,이전작인 전체이용가에서 들려주었던 오르내림의 인생 스토리에 굉장히 감동을 한지라 이 앨범이 그렇게 손이 가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각 잡고 다시 들어보니,표현 하나하나 섬세함이 묻어나는 앨범이라 들으면서 기분이 좋아졌다.

사랑마저 기계로 대신하는 시대에서,그 나름의 온도를 다양하게 표현한 앨범.

특히나 BLUETOOTH는 굉장히 중의적인 가사였고,굉장히 참신했다.

평소에도 오토튠을 많이 활용하는 오르내림이지만,주제가 주제이니만큼 오토튠이 더 진정성있게 느껴지기도 했다.

단순히 참신한 소재였음을 넘어서,자신의 강점을 영리하게 활용했다는 점에서 최적의 주제선정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56.Ruddie Miller-Station

 

 

 

2013년도,케이팝스타에서 라쿤보이즈라는 팀으로 참신한 시도들을 보여줬던 김민석.

그 이후 여러 과정과 방황을 겪고,그 방황을 이겨내는 모습을 담아낸 앨범.

글을 적다 보니 올해 유독 이름을 바꾼 뮤지션들이 많이 보이는데,새로워지고자 하는 스스로의 다짐일 것이다.

이 분은 특히나,방황을 겪던 자신의 모습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지 않았을까 싶었고.

다양한 시도들이 녹아나 있는 이 앨범,그렇기에 두서없이 느껴지기도 한다.

특히나 다섯째 트랙 징징/비행기모드는 그 구성만큼이나 정신 없는 곡이었고,마지막 트랙인 clear는 약간 붕 뜨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새로워지고자 이름까지 바꾼 만큼,자신이 가진 매력을 최대한 보여주고자 했던 것 같다.

물론 그것이 아주 나빴던 것 만은 아니다.

두 번째 트랙 #Cloud에서는 싱잉랩의 장인들이 모인 듯한 구성 속에서도 존재감이 전혀 꿀리지 않았고,앞서 지적했던 징징/비행기모드에서 타이트한 벌스 만큼은 굉장히 인상적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트랙은 Blue!였다.

어쿠스틱한 비트 위에 우울한 싱잉이 돋보이는 곡이었는데,자신의 강점을 스스로도 알고 잘 활용하는 듯 했다.

처음 들었을 땐 대박 신인이구나 하고 좋아했는데,케이팝스타부터 시작한 경력자라는 걸 알고나서는 오히려 약간 배신감마저 들었던..

아무튼 본인의 이름을 건 첫 앨범이고,그렇기에 많은 것을 보여주고자 하는 욕심은 좀 보였지만..

그래도 가능성이 동시에 드러난 앨범.

다음 작이 더 기대가 된다.

 

57.Lim Kim-GENERASIAN

 

 

 

여전히 잘 나가던 시기에,너무나도 갑작스러웠던 잠적.

그 이후,파격적인 컴백.

그리고 얼마 뒤에 나온 이 앨범.

이 앨범을 힙합의 프레임으로 정의 내려도 괜찮을지,내가 작성중인 지금 이 리스트에 넣어도 될지를 한참을 고민했었다.

그렇지만 이 앨범에서 보여준 작법은 그 무엇보다도 힙합에 가까웠고,그 특유의 플랫폼 안에서 랩의 형태를 띈 채로 뱉어내는 메시지는 굉장히 분명했다.

동양인임을,특히나 그 중에서 한국인임을 드러내는 모습과 동시에 새로운 시대를 열고자 하는 포부.

그 포부의 대상을 힙합씬으로만 정의 내릴 수는 없고,어찌 보면 전 세계를 향한 도전이 아니었나 싶다.

물론 너무나도 실험적이었던 탓에,이 앨범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이미 성공을 거둔 뮤지션이 그간 자신이 거둔 커리어를 포기해가면서까지 택한 이 변화는,분명이 유의미하다고 생각된다.

오히려 그렇게 인지도가 있는 인물이 이런 메시지를 던져줌으로써,해외에 있는 케이팝 팬들까지도 한국힙합 씬으로 포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무튼간에..올 해 너무나도 많은 뮤지션들이 변화를 시도했지만,그 중 가장 파격적인 변화를 보여준 이는 김예림,Lim Kim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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