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국힙 결산글 Part.1

앨범 리뷰

2019년 국힙 결산글 Part.1

쓰다보니 길어져서 부득이하게 파트를 나누어 업로드 하려 합니다.

오늘까지 총 41개의 앨범을 정리했습니다.

50개를 맞추려고 계획중이지만,더 길어질 수도 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기준은 개인적인것이며 절대적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제가 못 듣고 지나친 앨범도 분명히 있습니다.

 

1.한국사람-꽃뱀

 

그간 여러 장의 믹스테잎으로 이름을 알렸던 그였지만,리스너들에게 인정을 받기 시작한 것은 누가 뭐래도 첫 앨범이었던 전설 앨범부터였다고 할 수 있겠다.

믹스테잎 시절과 전설 시절에는 그래도 풋풋함이 있었다면,이 앨범은 한 층 더 완성도가 높아졌다.

한 번 들었을 때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기는 힘들지만,그래도 머리 속에 무언가 그림이 그려지는 것이 그의 가사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그런 가사에 더 집중해서 들어야만 하는 이유는,그렇게 의도하고 사운드를 만들기 때문이다.

가사를 알아듣기 힘들게 하는 것이 오히려 가사에 더 집중하게끔 하는 원동력이라니..

이러한 점에서 서태지의 모습이 많이 오버랩되었다.

그리고 나타나라는 트랙은 대놓고 서태지 컴백홈 오마쥬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

 

2.Nini blasé-Prototype

 

여성 트래퍼도 이제는 제법 많아졌다.

하지만,그 중에서 가장 특이한 색채를 꼽으라고 한다면 나는 당연 이 분을 꼽겠다.

여성 래퍼로서의 당당함,그러면서도 자신은 x같은 페미로 장사 안 한다는 가사를 집어넣는 패기를 보여준MMWM.

보깅이라는 생소한(생소하다고 하기엔 과거 이정현이 몇 번 써먹기는 했다.)장르의 비트,댄스가 어우러진Put my name on it.

자신을 신에 비유한 듯,씬을 바꾸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낸 이모 힙합 곡 Free nini 등등.

이 앨범은 짧은 러닝타임 동안에도 다양한 변화를 보여줬다.

물론 그로 인해 구성이 다소 정신 없게 느껴지기는 했지만,앨범 이름처럼 prototype.,실험작.

 

3.A$hiroo-BONE BROKE DIE RICH

 

올 해 들은 트랩 앨범 중에서 가장 신선했던 것을 꼽으라면,이 앨범을 언급하고 싶다.

사실 가사가 특출났거나,비트가 유독 중독적이었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다만,랩을 정말 기막히게 잘 뱉었다.

특히 Lay low라는 트랙은 개인적으로 올 해 가장 많이 플레이 한 트랙.

힙플쇼 루키로 무대에 오른 이후로,약간 밈이 되어버리고 끝나는 것이 아닐까도 싶었는데..

이 앨범 이후로도 올 해 나름 다작을 보여주기도 하였고,무엇보다 이 앨범에서 보여준 그의 랩 실력만큼은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만들기 충분하다고 본다.

 

4.MC 스나이퍼-마이너스 1(부제:40)

 

그의 데뷔를 떠올려보니,무려 2002년도 데뷔이다.

시적인 가사와 민족 혼을 자극하는 뮤직비디오로 많은 화제를 모으기도 했었고,4집 당시에는 많은 중고등학생이 그의 곡들과 스나이퍼사운드에게 많은 지지를 보내기도 하였다.

여러 가지 사건 이후로 차츰 잊혀지는 듯 했으나,절치부심으로 새 앨범을 준비.

이 앨범도 샘플 클리어 문제로 발매가 다소 늦어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절반 정도가 작년에 공개되었지만,결국 올해 4월에야 발매한 것이 그 이유.)

몇몇 리스너들이 이 앨범을 올드하다며 비판하고는 하는데,이 앨범을 자세히 들어보면 결코 올드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첫 트랙 여기에 있어는 이러한 반응까지 예상한 듯,씬에 대한 회의감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특히 마지막에 변기 물 내리는 사운드를 어떤 의도에서 넣었는지를 생각하면 전율이 느껴질 정도.

당신을 부르고 있어,그리고 다음 트랙 널 사랑하니까는 그에게 있어서 엄청난 시도였다.

오토튠,그리고 이모 힙합의 감성을 가져온 트랙.그러면서도 굉장히 유기적으로 이어진 두 트랙만으로도 이 앨범이 올드하다는 비판은 전혀 타당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잘 나온 앨범,그리고 그의 네임벨류가 있음에도 묻혔다는 것이 굉장히 아쉬운 앨범.

 

5.XXX-Second Language

 

전혀 대중적이지 않은 음악들로 호평을 받았던 전작,Language를 본인들 스스로 뒤집어버린 앨범이었다.

아이러니인건,그런 시도들이 오히려 전작보다 별로였다는 평으로 돌아왔다는 것이다.

사실 대중적인,아니 이게 대중적인지도 잘은 모르겠지만 밝은 비트의 곡들을 그들이 못 해서 안 한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 것 만으로도 리스너들에게는 적지 않은 충격이었다.

그렇기에 다른 이들과 같은 언어를 뱉을 것만 같지만,여전히 그들의 언어는 다른 이들과는 달랐다.

몇몇 리뷰에서 사어라고 표현을 하시던데,그 말이 가장 잘 어울렸다고 본다.

씬에 대한 비판을 멈추지 않으며,씬에서 철저하게 멀어지려는 것이 오히려 씬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이유가 되어버리는 아이러니.

 

6.E-Sens-이방인

 

믹스테잎으로 구상하였으나,정규가 되어버린 앨범.

사실 이 이유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궁금증을 자아내겠지만,정작 많은 리스너들이 이 앨범을 궁금해했던 이유는..정말 더럽게 늦어졌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게 욕을 하면서도 기다린 것은,다 이유가 있었다.

그리고 이 앨범을 들은 많은 이들은 이렇게 얘기한다.

역시 이센스는 이센스다.”

성공과 실패,그 모두를 경험해본 이가 내뱉는 혼재된 감정들.

그리고 때로는 지나치리만큼 냉소적인 이 사회의 모습들.

자신을 향한 수 많은 억측과 비난들을 모두 지나며,나름의 답을 찾아가는 이 앨범 속 화자의 과정은 말 그대로 한 편의 영화와도 같았다.

특히나 05.30.18은 그 혼돈과 분노의 절정에 다다르며,결국은 폭발해버리는 감정선..

기승전결의 전 즈음 되는 이 트랙의 배치가,이 앨범 전체를 살리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7.염따-살아숨셔2

 

강동에 살던 평범한 언더그라운드 래퍼,무한도전에 나온 그 돌아이.

그 모든 것들을 거쳐서,염따가 본격적으로 올라오기 시작한 앨범.

물론 이 앨범보다도 딩고,그리고 티셔츠로 대표될 수 있는 그의 커리어일지라도

씬에서 아싸 중의 아싸였던 염따가,자신있게 나도 인싸거든하고 외치는 zoom.

Pow pow에서 들려주는,양아치였던 과거를 지나서 밑바닥에서 여기까지로 이어지는 전개가 이 앨범에서 가장 극적이지 않았나 싶다.

물론 다른 트랙들도 싱글컷으로써 굉장히 중독성 있고 자주 듣게 되지만 말이다.

 

8.Uneducated kid-HOODSTAR

 

이전 작 까지만 해도,그에게 부정적인 여론들이 제법 많았다.

누가 들어도 철저하게 기믹이란 것을 알 수 있는 가사임에도,정말 뻔뻔하게 밀어붙였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이 앨범을 듣고 생각이 바뀌었다.

거짓된 기믹도 충분히 리얼할 수 있구나 라는 것을.

재개발구역 출신임을 강조하며,정말로 자신이 밑바닥에서 올라왔음을 오히려 유쾌하게 풀어내는 작사.

물론 훌륭한 작사라고 할 수는 없지만,이것이 제법 극적으로 느껴지는 앨범이었다.

그러한 느낌이 들었던 두 가지 포인트가 있는데,하나는 실미도에서 들려준 이게 장난같냐고라는 나레이션.

다른 하나는 Hoodstar freestyle.특히나 이 트랙만으로도 이 앨범의 존재의 이유는 충분했다고 본다.

 

9.Olltii-뻔한 돈 얘기

 

돈 얘기가 정말로 뻔해진 요즘,역설적이게도 오히려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는 가사와 앨범이 신선하게 다가오게 되었다.

돈이라는 트랙에서는 반지하에서 자란 아픔을,한턱에서는 말 그대로 한턱 쏠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얼마나 기쁜지에 대해,금붙이에 내리는 비에서는 그가 감당하고 짊어져야 될 무게들을 노래했다.

훌륭한 프로덕션과 훌륭한 랩,그리고 남들과는 다른 작사법과 주제선정.

뻔한 돈 얘기라는 타이틀과 다르게,전혀 뻔하지 않았다.

올해 가장 과소평가 된 앨범 중 하나.

 

10.그냥노창-춤추자

 

그 동안 혼란스러운 시간을 보내고,자기 자신이 아주 망가졌던 그였다.

그리고 다시 돌아와,유행만 따라가는 씬을 보며 환멸을 느낀 듯 했다.

그 혼란스러운 시간 속에서,그리고 혼란 속에서 지금의 모습으로 돌아온 뒤에.

그가 느낀 답은 딱 하나인 듯 했다.

그냥 자신의 위치에서,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하면 되는 것이다.

 x까고 닥치고 춤이나 추자.

 

11.Bully da ba$tard-20

 

후반부의 전개가 매우 아쉽기는 했지만,개인적으로 올 해 가장 좋게 들은 앨범 중 하나였다.

 20살이지만 풋풋하지만은 않은,세상 물정 알 거 다 아는 듯한 그런 앨범.

음악으로 평생 먹고 살 수 있을까 라는 고민에서 시작하는 이 앨범은,힙합에 대한 주제의식과 자신이 겪어냈던 여러 아픔들을 바쁘게 쏟아낸다.

특히 20 Birthday,20살임에도 불구하고 세상의 단 맛 쓴 맛 다 본 그의 인생 역경을 들을 수 있는 곡이다.

왜 그가 목숨 걸고 음악을 하는지,100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앨범을 들어보지 않은 이도,이 곡은 꼭 한 번 듣고 넘어갔으면 좋겠다.

 

12.Legit Goons-ROCKSTAR GAMES

 

어쩌면 가장 그들답지 않은 음악이지만,덕분에 그들을 가장 잘 나타낸 앨범이지 않았나 싶다.

그들답게 여전히 빈티지 문화에 대한 애정을 쏟아낸 Cameboy같은 트랙들이 여전히 포진하고 있음과 동시에,야마카시같이 전혀 새로운 트랙도 동시에 있는 앨범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가상현실이라는 확실한 컨셉을 가지고 마지막 트랙에서는 현실로 돌아오는 듯 한 구성이 정말로 흥미로운 앨범이었고 말이다.

개인적으로 이 앨범에서 가장 놀라운 지점은,DOKKEBI ANTHEM에서 들려준 재달의 벌스였다.

곡 자체도 뛰어났고 개개인의 벌스마다 몰입도가 장난 아니었지만,이 곡에서 재달이 들려준 벌스는 정말로 동물적이었고 감각적이었다.

올 해 들은 모든 랩 벌스 중 가장 좋았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13.Young B-Stranger

 

이 앨범을 만들기까지,정말로 많은 일들을 겪었다.

여동생의 자살기도라는 충격적인 사건도 그 중 하나였고 말이다.

자신의 삶이 자신의 것만이 아님을 깨달은 뒤에,오히려 그는 더욱 내면의 아픔을 노래하는 듯 했다.

이전 앨범에서도 이모 랩을 들려주었기에 그것의 연장선으로 보는 이들도 있을 수 있으나,그 전까지 그가 음악에서 보여준 태도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그 동안은 자신을 둘러싼 사건과 루머에 있어서 나는 당당하다라는 태도로 일관해왔다면,이 앨범을 통해서 조금 더 자기 반성과 자아성찰을 해 나가는 듯 했다.

이 앨범 이후로 그의 음악은 더욱 깊어졌고,더욱 솔직해졌다.

이 앨범이 그의 음악 커리어에서 확실한 분기점이었음은 절대로 부정할 수 없다.

 

14.한요한-EXIV 

 

 

힙합씬에서 그의 포지션은,정말로 애매할 수 있었다.

어쨌거나 기타리스트로 시작한 커리어이고,그렇기에 힙합씬에서의 그의 입지를 부정하는 이들도 분명히 있어왔다.

그 와중에 본인을 희귀종으로 정의내리며,어쩌면 힙합과는 거리가 멀 수 있는 사운드를 들려주는 것은 굉장히 현명한 전략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여러 컨탠츠에서 소비된 그의 코믹한 이미지 덕에,JM의 개그맨 기믹을 얻어버린 한요한.

그렇다고 해서 그의 음악을 폄하할 수는 없고,매번 그는 완성도 높은 앨범을 들려줬다는 것을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된다.

물론,앨범으로써의 통일성과 과도한 피쳐링은 여전히 그가 극복해야 할 한계점일 수 있다.

다음 앨범에서는 확실히 뭔가 터트려주기를 하는 바람.

 

15.Lil boi,Takeone-Good time for the team

 

 

쇼미더머니로 얻은 인지도,대중적인 성공까지 얻은 릴보이.

인상적인 몇 번의 디스전,그리고 녹색이념이라는 수작으로 평단과 매니아 모두를 사로잡은 테이크원.

그들의 다음 지점은 놀랍게도 회귀였다.

그들의 믹스테잎의 제목에서 따온 앨범 타이틀에서도 알 수 있듯,그들의 믹스테잎이 발매되었던 2012년의 감성을 들고 온 앨범.

딱 그 시절로 돌아간 듯한,앨범과 동명의 트랙 Good time for the team.

그리고 과거에 대한 리스펙을 고스란히 들려주는 어디.

인트로 트랙 진실과는 반대되는 트랙 거짓 등.

다양한 재미요소가 있는 앨범이었다.

오히려 랩에 너무 집중하고 과거의 모습에 집중한 나머지,일부 리스너들에게는 어필이 되지 못 한 듯 하지만..

사실 이 둘의 앨범은 늘 그래왔다.

이걸 느낀 이들은 개명반이라고 칭했고,아닌 이들은 이건 좀..’하며 고개를 갸웃했다.

평판 따위는 1도 신경 안 쓰는듯한 모습.

(이라고 썼었는데,이번 리드머 사건을 보니 참..모르겠습니다.)

 

16.Superbee&Uneducated kid-Catch me if you can

 

언에듀가 만들어낸 새로운 흐름에 많은 래퍼들이 반응을 하였고,가장 적극적으로 반응한 것은 수퍼비였다.

결국 그들은 새로운 레이블을 만들기에 이르렀고,이 앨범은 그 레이블의 움직임에 시작점과도 같은 앨범이었다.

그렇게 정말 중요했던 앨범이고,그렇기에 진지한 음악이 되지 않을까 하고 예상했었는데..

그러한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앨범은 언에듀 특유의 허언스웩이 가득한 앨범이 되었다.

그렇다고 이 앨범이 진지하지가 않았다는 것은 아니다.

문제아,그리고 그 다음 트랙인 How to live에서 우리는 새로운 서태지라는 구절이 나오는데,이 앨범의 핵심은 바로 이것에 있다.

서태지라는 인물이 음악계를 뒤바꿔놓으며 새로운 흐름을 만들었듯,그들이 뱉는 메시지가 새로운 흐름이 되며 힙합씬을 뒤바꿔 놓으리라는 포부.

한술 더 떠서 세상을 속여라에서는,그들이 마음만 먹으면 뭐든 할 수 있다는 류의 허풍을 계속해서 늘어놓는다.

그런 가사들을 듣고 리스너가 느낄 수 있는 반응은 두 가지이다.

앞서 내뱉은 포부에 대한 역설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고,오히려 앞선 트랙들의 신빙성을 더욱 높이는 구절로 받아들일 가능성도 있다.

의도가 전자이건 후자이건간에,그들의 전략은 크게 성공했다고 본다.

 

17.Paul blanco-Lake of fire

 

수 많은 이들에게 그저 유머러스한 캐릭터 정도로 자리 잡혀있던 그의 이미지를 180도 뒤집은 앨범.

뮤지션이라면 역시 앨범으로 증명받아야 한다는,오래된 진리를 잘 보여준 작품.

특히나,Itachi mode에서 보여준 샘플 활용 능력은 그가 프로듀서로써도 얼마나 역량이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18.C Jamm-

 

그가 겪었던 일련의 사건들.그리고 바뀌어버린 그의 스타일.

그런 것들로 인해 이 앨범은 출시 전부터도 기대보다는 걱정이 많았다.

물론 앨범이 나온 이후로는,내가 걱정하던 그 모든 것들이 기우였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지만 말이다.

약에 대해 내뱉는데 전혀 물러섬이 없었고,오히려 그의 벌스들은 현명했다고까지 생각이 든다.

자아성찰과 회개,그리고 자신은 절대로 변할 수 없음을 솔직하게 노래한 트랙들.

올 해 가장 컨셉츄얼한,그와 동시에 올 해 가장 리얼한 앨범.

 

19.박재범-The road less traveled

 

제이지와의 계약을 따낸 한국 래퍼.그와 동시에 여러 레이블의 사장.

그렇게 대단한 위치에 오른 뒤에 내놓는 작품이기에,더욱 신중했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 앨범을 한국의 프로듀서들만으로 채운 것은,굉장히 위험한 도전이었다.

한국것이 미국에서도 꿀리지 않음을 보여주고자 하는 욕심이 컸겠지만,아이러니인건 영어 랩핑이 주를 이뤘다는 점.

이전 작들,특히나 Worldwide 앨범에서는 다수의 피쳐링을 포진시킴에도 그에 전혀 꿀리지 않는 퍼포먼스를 들려줬던 박재범이었다.

그렇지만 이 앨범에서는 피쳐링진들도,그리고 본인도 평이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것에 그친 듯 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은 크게 없었던 앨범.

물론 이건 좀 심하게 표현한 것이다.

비트들도 좋았고,트렌드에 잘 따라간 앨범이라는 생각은 든다.

락네이션 계약 이후에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그리고 대중적으로나 평단으로나 엄청난 호평을 받았던 전작들을 뛰어넘고자 하는 부담감을 넘지 못 한 것으로 보인다.

 

20.Zene the zilla-야망꾼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호불호가 갈리는 인물이다.

엠비션 입단 후 처음 내놓은 야심작이었지만,바로 이후에 쇼미에서 보여준 실망스러운 모습으로 인해 민심이 떡락해버린 상황.

그렇다고 해서,이 앨범까지 평가절하 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

몇몇 트랙에서 보여준 1차원적이지만 뻔하지 않은 라이밍.그로 인해 그의 머니 스웩은 다른 이들과는 다른 차별성을 띄고있다.

그리고 몇몇 트랙에서는 심지어 겸손하기도 하고,과거의 모습을 잊지 않는 모습 또한 보여준다.

그저 과시에 지나지 않는 머니스웩들과는 다르게,확실히 자신만의 스타일로 풀어낸 앨범.

때로는 담담하게,때로는 당당하게.

 

21.비와이-The movie star

 

타이트하게 채워넣은 라임.그렇지만 전혀 뭉개지지 않는 딜리버리.

일렉트로닉의 요소를 적극 차용한 비트.

이런 점은 사실 이전 작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 앨범에서는,자신이 이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래퍼임을 끊임없이 이야기한다.

이전 작들에서 보여준 겸손과는 다른 미덕.

한국힙합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던 본토,그리고 거장.

특히나 거장에서는,자신이 그 중심이 될 인물이라고 자부하는 듯 했다.

따라가기 바쁜 씬을 뒤집을 인물.

그러한 자부심은 찬란-초월,그리고 가라사대에서 폭발하고 만다.

한글랩에 대한,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만들 수 없었을 작품.

 

22.Loxx punkman-The red apple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앨범이라는 생각이 든다.

붐뱁 등으로 대표되는 올드스쿨의 향수를 느끼기에 정말 좋은 앨범이지만,그의 랩 스타일 자체가 굉장히 거침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런 호불호를 떠나서,SRS우승이라는 커리어를 가졌음에도 빛을 못 보던 MC가 딥플로우의 손길로 인해서 드디어 빛을 봤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기분이 좋다.

타이틀곡인 Conscious는 제목만큼이나 날카롭고 의식 있는 랩핑이었고,D!VE에서 보여준 작사 실력 또한 굉장히 수준급이었다.

특히 후반부 세 트랙에서는,짱짱한 피쳐링진 속에서도 전혀 꿀리지 않는 존재감을 드러냈다.

과거 JJK와 같이 한 코히타임이라는 곡에서,주목 받기 위한 방법에 대해서 고민을 하던 벌스가 있었다.

그 벌스가 굉장히 인상적이었기에,그리고 16년도에 냈던 믹스테잎도 굉장히 파격적이었기에 언젠가 하나 터트려주기를 바랐는데..제대로 보여줘서 기분이 참 좋다.

 

23.이현준-Main Stream

 

앨범의 주제 부터가,정말로 참신한 발상이었다.

모두가 매인스트림을 쫓아가는 현실 속에,내가 곧 중심이 되겠노라라는 생각.

이러한 생각을 가진 자들을 미쳤다고 욕하기 바쁜 시대가 되었다.

자신의 생각을 떳떳하게 말하기가 어려워진 사회.하지만 MC의 역할이 무엇인가.

자신의 생각을 떳떳하게 뱉을 수 있어야지 진정한 MC가 아닌가.

Like a star와 유모에서 들려준,조카를 향한 애정.

그렇기에 동시에 그가 살아가는 삶이 자신의 조카에게 일종의 지침서가 되어야만 한다.

그런 현실 속에서 그가 제시하는 방법론은,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것.

특히,지도에서 들려준 벌스들이 굉장히 날카로웠다.

'궁금해 너랑 목적지가 같은지가

근데 궁금하지 않아 너가 얼마나 빠른지가

빨리빨리를 강요 받는 대한민국의 사회 안에서,그의 반항이 얼마나 유의미한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이 벌스를 듣고 느낀 이들이 조금이라도 변화를 이끌어주기를 바란다.

 

24.기리보이-100년제 전문대학

 

 

그의 음악이 음원 차트에 자주 오르내리기 시작했다고 해서,그를 변했다고 욕해서는 안 된다.

애초에 기리보이가 지향하는 음악이 이런 것이었고,시대가 잘 맞아떨어졌기에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리라.

그리고 이 앨범은 정말로 욕을 할 수 없는 것이,올 해 나온 모든 작품 통틀어서 이보다 훌륭한 작사는 거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심한말에서 보여준 상황 묘사는 단막극 한 편을 보는 듯 했고,레인드랍과 교통정리 등에서 보여준 두 글자로 맞춘 라이밍은 단순한 구조이지만 그 속에서 느껴지는 묘한 쾌감이 있었다.

그리고 아퍼라는 곡의 흥행이 개인적으로 굉장히 신기했다.

이런 단체곡이 우리나라에서도 먹히는 시대가 온 것인지..

 

25.Yunhway-Instant

 

위더플럭에게 쇼미8은 굉장히 중요했다.

윤훼이와 릴타치에게는 첫 출사표이기도 했고,세우는 다양한 비트를 제공하며 프로듀서로써의 자신의 역량을 대중들에게도 어필을 하려 했다.

세우 같은 경우는 어느 정도 성공했지만,윤훼이와 릴타치는 사실 얻어간 것이 많이 없지 않나 싶다.

심지어 소속사 대표인 스윙스와 기리보이를 향한 논란들까지..

이 앨범에 대해 얘기해야 하는데 갑자기 왜 옆길로 샜느냐?

사실 이 곡의 1번 트랙이,윤훼이가 통으로 절어버린 쇼미 2차 벌스였다.

쇼미를 보는 시청자들,그리고 기존에 윤훼이에 대해 보컬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던 여러 리스너들에게 래퍼 윤훼이를 각인시킬 수 있었을 곡.

그리고 추후에 나올 이 앨범까지 이어지는 프로덕션까지..굉장히 계획적으로 나온 듯 한데..

아무튼 이 앨범은 윤훼이의 다양한 매력을 엿볼 수 있는 앨범이다.

인스턴트라는 타이틀처럼 빠르게 흘러가버리는 다양한 트랙들.

최대한 다양한 매력을 뽐내고자 하는 야망이 느껴지는 앨범이었다.

프로듀싱에 참여한 기리보이와 세우의 비트 또한 일품.

올해 나온 앨범 중 가장 트렌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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