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리뷰)기리보이-100년제전문대학

앨범 리뷰

앨범리뷰)기리보이-100년제전문대학

 

이번 앨범이 나오기 바로 직전에,기리보이는 서태지의 7집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나도 이제 곧 7집 가수다라며 너스레를 떤 적이 있다.

11년도 말에 데뷔해서 어느덧 6집이라는 커리어..그것도 모자라서 바로 7집을 준비하는 기리보이의 허슬이 정말로 놀랍기 그지 없다.

12년도 초였나?릴보이와 함께 한잔해요라는 곡을 발표할 때만 하더라도 그저 그런 래퍼라는 인식이 강했었는데 말이다.

이번 앨범은 독특한 제목 만큼이나,독특한 트랙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물론 아파 와 같은 트랙은 굉장히 재미있고 정신 없기도 했지만..

아무튼 서론은 여기까지 하고,리뷰를 시작해보겠다.

 

첫 번째 트랙 도쿄는 옛 애인을 잊기 위해서 떠나는 여행을 묘사하고 있다.

시간의 순서에서 봐서는 마지막에 배치해야 알맞을 듯한 주제이지만,어찌된 이유에서인지 첫 트랙으로 배치를 하였다.

 

두 번째 트랙 아퍼는 다양한 뮤지션들이 참여한 만큼,다소 정신 없이 흘러간다.

앨범의 전체적인 흐름에서 보면은 헤어지고 난 뒤에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 친구들을 불러서 노는 모습으로 생각될 수도 있겠지만,가사의 주제가 워낙 가지각색이라서 그것이 올바른 해석일지 모르겠다.

(심지어 릴타치는 자신의 가사에 의미가 없다고까지 얘기하고 있다..)

이 곡에 대한 반응들을 여기저기서 살펴보다가 인상적인 감상이 있었다.

씨잼이 스타일을 바꾸더니 너무 평범해진 것 아니냐는 감상이었는데,오토튠에 리버브를 잔뜩 건 랩핑이 평범해진 요즘이라니..참 아이러니다.

 

세 번째 트랙 레인드랍은 이별을 겪어본 이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법한 곡이었다.

꼭 이별을 한 이가 아니라고 해도,수 많은 생각들이 정리가 덜 된 채로 머릿속에서 뒤죽박죽 섞여있던 경험들이 누구나 한 번쯤은 있었을 것이다.

그 뒤죽박죽 섞인 생각들을 두서 없는 낱말들로 뱉어낸 듯한 곡이었다.

그 와중에 라임은 딱딱 맞추는게 신기할 정도..

 

네 번째 트랙 심한말은 상처받은 순간의 언행을 묘사하는데,누구나 그러하듯 이게 헤어짐의 직 간접적 원인이지 않은가.

이 곡의 두 번째 벌스는 개인적으로는 소름이 돋았는데,듣는 이로 하여금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질 정도로 정밀하게 묘사된 가사 표현을 너무나도 오랜만에 보는 듯 했다.

사운드적인 부분,말하듯 내뱉는 랩,두 번째 벌스에서의 묘사 등에서 여러모로 장기하와 얼굴들의 몇몇 곡들이 떠오르기도 했다.

 

다섯 번째 트랙 우린 왜 힘들까는 정말로 일상적인 가사였다.

기리보이의 가사는 당장 내 주변의 친구들만 보더라도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 이들이 너무나도 많기에 공감이 많이 가는 가사였고,제이클레프의 가사는 그러한 삶 속에서도 만족하고 사는 이들을 일깨워주는 다그침으로 들렸다.

이러한 힘든 상황 속에서도 연애를 즐기며 사는 젊은이들이 많이 있는데,그런 사람들 대부분은 앞선 네 번째 트랙과 같은 싸움을 꼭 한번씩은 겪는 것 같다.

..이런 것들을 계산하고서 트랙 배치를 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섯 번째 트랙 예술은 사실 다소 뜬금없는 전개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첫 트랙부터 마지막에 가까운 이야기를 하고 있기에 애초에 앨범의 전개는 다소 흐트러진 상황이지만,이 곡에서는 넌 음악 같아.넌 예술 같아라며 탐닉하기에 바쁘니 말이다.

오히려 레인드랍 이후에 이 트랙을 배치했다면,카페에 앉아서 여러 생각을 하던 와중에 과거에 대한 생각이 떠올랐겠구나 정도로 해석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물론 이러한 생각이 다음 트랙을 들으면서 약간 뒤집혀지기는 했다.

일곱 번째 트랙 결말에는 너는 영화 너는 공상만화영화 같아서같은 가사가 나온다.그토록 예술적인 너였지만,말 그대로 지금의 너는 예술이기에 나에게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말.

 

아마 mic swagger booth가 시작이었던 듯 한데,기리보이와 밴드 사운드의 조화는 언제 들어도 아름답다.

한요한을 기타로만 기용한 것도 되게 멋있는 것 같다.

 

여덟 번째 트랙 교통정리가 결말 이후에 나온 것에 아쉬워하는 일부의 평들도 있던데,급하게 결말을 내리고 난 뒤에 정리가 덜 된 상태를 표현한 것이라 생각해보면 감상에 크게 방해가 되는 부분은 아니라고 본다.

둘이 다시 만나지 않게 교통을 정리해달라는 가사가 혼자 힘으로는 정리가 안 되는 현재의 모습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 아닐까 싶다.

 

사실 아홉 째 트랙이 정말 궁금한데,아직 피지컬을 구매하지 못 하였다.

개인적인 추측은 집을 알아보던 과거의 모습을 회상하는 것이리라 생각은 들지만..

 

정규와 EP앨범의 경계가 모호해진 요즘에,여덟 트랙(실제로는 아홉 트랙이지만 음원사이트에 올라온 트랙으로는 여덟 트랙이니..)은 그 모호한 경계에 딱 걸쳐진 듯 하다.

수 많은 팬들이 원했듯 예전의 찌질한 감성으로 돌아온 것도 무척 반가웠고,장르적으로도 굉장히다양한 시도를 보여준 앨범이기에 굉장히 뜻 깊은 앨범이지 않았나 싶다.

보컬 위주의 트랙들도 다수 포진이 되어있고,‘도쿄에서는 테크노와의 결합, ’결말에서 들려준 밴드 사운드와의 조화 등이 그것이었고,굉장히 성공적이었다고 본다.

이 앨범에 있어서 그래도 몇 가지 불만사항을 꼽자면,앨범의 타이틀이 이 앨범의 주제와 무슨 상관이냐는 점과 트랙 배치는 이것이 최선이었을까 하는 점이 있다만..

내가 생각하는 기리보이라면 사실 별 다른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그냥 넘어가겠다.

 

5점 만점에 3.5.

 

https://youtu.be/wOBN4lyGpY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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